(상보)

회사 채용 과정에 부정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았던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건은 무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함 회장이 신입 사원 채용시 남녀 비율을 정해 채용하도록 한 점은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2심 판결 중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판단을 파기 환송하고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은 그대로 확정했다. 함 회장이 기소된 지 7년8개월 만에 나온 대법원 판단이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이던 2015년 9월∼11월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의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과 합숙·임원 면접에 개입해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정해 합격자로 선정되게 한 업무방해 혐의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1심은 함 회장이 부정채용을 지시한 증거가 없고 차별채용은 은행장의 의사결정과 무관한 관행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23년 11월 2심 재판부는 1심을 일부 파기하고 함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이 들고 있는 여러 간접 사실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해 뒷받침다고 보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함 회장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무자들이 함 회장 지시에 따라 합격자를 재검토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함 회장이 2013~2016년까지 신입 행원의 남녀 합격자 비율을 사전에 4대 1로 정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다.
파기 환송으로 함 회장의 최종 형량은 서울서부지법 합의부가 심리할 파기환송심을 거쳐 다시 대법원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