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60만원, 반장 만들어 드립니다"…강남에 뜬 학원 광고 뭐길래

"한달 60만원, 반장 만들어 드립니다"…강남에 뜬 학원 광고 뭐길래

박효주 기자
2026.01.29 16:23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 학교 임원 선거에서 반드시 당선되게 해준다는 한 스피치 학원 홍보물이 게시됐다. /사진=독자 제공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 학교 임원 선거에서 반드시 당선되게 해준다는 한 스피치 학원 홍보물이 게시됐다. /사진=독자 제공

"지금껏 서초/반포에서 당선시키지 못한 학교가 없습니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새 학기 학교 임원 선거에 대비한 학원 홍보물이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 게시판에는 '신학기 전교·학급 임원 완벽 준비'라는 제목의 광고가 게재됐다. 홍보물에는 '지금껏 서초/반포에서 당선시키지 못한 학교가 없다'는 문구와 함께 학원 연락처가 담겼다.

해당 학원은 입시나 예체능 실습 등이 아닌 말하기(스피치) 전문 학원이다. 새 학기를 맞아 임원 선거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학원의 전교·학급 임원 선거 대비반은 한 달에 40만~60만원, 시간당 10~15만원, 4~5회 코스로 알려졌다. 단순 말하기 연습뿐만 아니라 학교별 특성을 분석해 이에 맞는 선거 공략과 연설문 등을 설계해준다.

최근 대치·반포동을 중심으로 스피치 학원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 임원 경력이 중고등학교·대학교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포 해당 아파트의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를 비롯해 학교생활에서 임원 경력은 평생 남을 학생부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유학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준비 과정에서도 임원 활동은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 학부모는 이어 "그렇다 해도 학급의 임원으로 만들어주는 학원은 생소하다. 스카이캐슬처럼 비밀리에 극성 학부모들 사이에서만 정보가 공유되던 곳이었는데, 홍보를 시작한 게 특이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 등 해외 영주권 및 시민권을 준비하는 강남 부유층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학을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준비 과정으로 학생부를 관리하는데 임원 활동이 리더로서의 역할을 증명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학교 반장선거와 전교 회장 선거조차 사교육으로 대비하는 학원 광고가 등장하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학교, 학급 내 임원은 표를 받아 선출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의 원만한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졌다.

두 아들을 양육하는 강북의 40대 워킹맘 김모씨는 "교우 관계까지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상이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사교육까지 동원되는 등 학교 임원 선거가 과열되자 일부 학교는 대처에 나섰다. 강남구와 서초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일부 학교는 부모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공약을 제한하거나 연설 시간 등을 강하게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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