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수용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피고인석에 필기구를 고정형으로 비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 필기구의 흉기 사용 우려를 고려해 부드러운 재질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2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1월5일 천대엽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이같은 내용의 의견을 표명했다.
이번 의견 표명은 구치소 수용자 A씨가 법원 재판에 나갈 때 볼펜을 지참하지 못하게 해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4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구치소는 수용자가 필기구를 흉기로 사용할 우려가 있어 위해물품 지참을 제한하고 있고, 실제 필기구가 흉기로 사용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다만 수용자가 재판정에서 필기구 사용을 요청할 경우에는 교도관이 대여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구치소가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A씨의 물품 지참을 제한한 것 자체는 방어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정에서의 필기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점, 교도관을 통한 필기구 대여 방식은 관리 부담과 함께 교도관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수용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도 필기구의 흉기 사용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정 피고인석에 부드러운 재질의 필기구를 고정형으로 비치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