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정점후 급감, 폐업은 늘어
"시설·서비스 다변화 필요" 지적도

# 입춘을 넘긴 지난 5일 충남 천안의 한 캠핑장. 업주 도모씨는 예약현황을 확인하다 한숨부터 내쉬었다. 도씨는 "2~3년 전만 해도 며칠씩 머무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1박 손님조차 오지 않는다"며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말했다. 이날 낮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며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캠핑장을 찾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캠핑족이 캠핑장에서 떠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달아오른 열기가 식고 있다. 폐업이 늘고 부지는 급매물로 나온다. 캠핑용품은 중고시장에 쏟아진다. 캠핑산업의 성장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1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이용자 수는 2019년 398만명에서 2023년 634만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때가 정점이었다. 2024년 캠핑족은 약 546만명으로 1년 만에 10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캠핑족이 줄자 새 캠핑장도 줄었다. 폐업한 캠핑장은 △2022년 75개 △2023년 49개 △2024년 55개 △2025년 60개 등으로 꾸준한 반면 개업 캠핑장은 △2022년 547개 △2023년 502개 △2024년 452개 △2025년 367개로 급속히 줄었다. 천안에서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금 상황이 이어지면 폐업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주변에 이미 문 닫은 캠핑장과 펜션이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님이 줄었지만 투자한 비용이 크다 보니 손실을 감수하고 폐업을 결심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출구가 마땅치 않다. 도씨는 "캠핑장은 공장이나 요양병원처럼 넓은 부지가 필요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찾는 곳이 거의 없는 매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매물사이트엔 '급매' '가격인하' '초저렴' 등 문구가 붙은 캠핑장 매물이 쌓여 있다. 한 캠핑장 중개업자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처분하려는 업자는 많은데 매수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 거래가 성사되진 않는다"고 했다.
전체 캠핑 소비규모도 줄어들었다. 2023년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가 이듬해 11.8% 감소했다. 시장규모가 축소되면서 주요 캠핑·아웃도어업체의 실적은 최근 1~2년 새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헬리녹스는 코로나19 특수가 정점을 찍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769억원, 785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2024년에는 42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베아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2021년 457억원까지 확대된 매출은 2024년 202억원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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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이 어려워진 것은 가격이 올랐지만 시설과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아 코로나19 시기에 유입된 이용객을 붙잡지 못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병희 한국캠핑협회 총재는 "시설투자 없이 가격만 올린 사례가 많다"며 "실망한 고객이 발길을 끊으면 수익이 줄고 이는 다시 시설투자를 미루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민영 캠핑장이 어려운 반면 공공 캠핑장이 인기인 이유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시설은 좋아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중랑가족캠핑장 등 서울 내 공공캠핑장의 1년 평균 가동률(전체 캠핑장 면수 기준)은 50% 이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4년 수도권 캠핑장 1년 평균 가동률(40%)을 웃돈다.
전문가들은 캠핑산업이 조정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객수요에 맞춰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기유행에 따라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캠핑장 지역의 특성에 맞춘 연계프로그램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 조정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