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등록체류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사업주의 사전 동의 없이 현장에 진입해 단속을 벌인 것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0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달 5일 A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무소장에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등록체류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사업주 사전 동의 등 적법절차 준수에 관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진정인 B·C씨는 A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원들이 고용업체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외국인 직원인 피해자들을 단속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단속 과정에서 안전 확보 방안도 마련되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부상을 입었고, 특히 임신 중이던 한 피해자는 긴급 의료조치를 받지 못한 채 단속 차량에 격리되고 추방당했다고 주장했다.
A출입국·외국인사무소 측에서는 피해자들이 단속반원을 피해 도망치다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또 임신 6주임을 밝힌 피해자가 태아 초음파 사진을 제시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으나 두 곳의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고, 이후 다른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의 심장 박동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네 번째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 후 치료를 받게 했다는 입장이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A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벌인 단속이 업체의 사전 동의를 받지않아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출입국사범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에 따라 외국인의 체류 여부를 조사할 경우 단속반장이 주거권자나 관계자에게 증표를 제시하고 소속과 성명, 조사 목적을 밝힌 뒤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신부 피해자에 대한 긴급 의료조치 미흡과 강제 추방과 관련한 부분은 기각했다. A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들이 통증 호소와 임신 사실을 인지한 뒤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게 한 점, 강제퇴거 대상이던 피해자가 귀국을 희망한다는 자필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을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