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나온 99세가 복권 위조" 지문 찍으니 60세(?)...기막힌 신분세탁[뉴스속오늘]

"TV 나온 99세가 복권 위조" 지문 찍으니 60세(?)...기막힌 신분세탁[뉴스속오늘]

마아라 기자
2026.03.05 06:01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2년 복권 위조·신분 세탁범 안모씨의 방송 출연 모습 /사진=KBS1 '전국노래자랑'
2012년 복권 위조·신분 세탁범 안모씨의 방송 출연 모습 /사진=KBS1 '전국노래자랑'

2013년 3월5일. 복권을 위조해 당첨금을 수령해온 노인 안모씨가 구속됐다. 깡마른 체격과 노안으로 자신이 99세임을 알리며 방송까지 출연했던 안모씨는 감식 결과 신분을 조작한 60세(당시 나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분까지 조작한 상태임에도 안씨는 공중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철면피였다. 그는 KBS1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방송인 고(故) 송해에게 "동생"이라고 부르며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습 복권 위조…교도소 출소 후 정부지원금 받으려 나이 속여

50대에서 90대로 신분 세탁한 남성 /사진=MBN '뉴스 파이터'
50대에서 90대로 신분 세탁한 남성 /사진=MBN '뉴스 파이터'

안씨는 1970년대부터 복권 위조 혐의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전과자였다. 2013년 범행 당시 이미 전과 7범이었다.

2004년 출소한 안씨는 노숙 생활을 하던 중 '나이가 많으면 나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법적 신분을 세탁하기로 마음먹었다.

출소 이듬해인 2005년, 노숙자들에게 무상급식 봉사를 하던 충북 청주의 한 교회 목사에게 접근한 안씨는 "올해 90세인데 고아라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

실제로 그의 모습은 이마에 주름이 가득하고 치아가 빠진 상태로, 주변인들은 모두 그가 90대라고 믿었다. 당시 그의 나이 불과 52세였다.

안씨는 목사의 도움을 받아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2006년 6월 법원에서 새로운 성·본을 창설, 2009년 3월 새로운 가족관계등록창설 허가를 받았다.

해당 절차에는 지문을 활용해 전과 여부 등을 확인하는 사실탐지 촉탁서가 필요하다. 안씨는 경찰이 해당 서류를 위해 찾아오자 몸을 숨겼고 경찰이 '소재 탐지 불능'이라는 답변서를 내자 법원은 안씨를 불러 짧은 심문 진행 후에 신분 창설을 허가했다.

법원이 허가한 출생 연도는 1915년생. 안씨는 친아버지보다도 5살 더 많은 나이로 신분을 세탁했다.

90대 노인으로 살게 된 신분 세탁범, 수천만원 지원금 받고 'TV 출연'까지

2013년 1월 방송 출연 모습 /사진=KBS2 '굿모닝 대한민국'
2013년 1월 방송 출연 모습 /사진=KBS2 '굿모닝 대한민국'

안씨는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구청에 방문할 때 신분을 숨기기 위해 손가락 끝에 강력접착제를 발라 지문을 훼손했다. 2009년 3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그는 가짜 신분을 이용해 약 48개월 기초노령연금과 장수수당, 기초생계비 등 총 2200만원을 수령했다.

90대 노인으로 새 삶을 살기 시작한 안씨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2012년 97세 최고령 참가자로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안씨는 "욕심부리지 않고 알맞게 먹고살면 된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면 건강해진다"라고 장수의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 1월엔 KBS2 '굿모닝 대한민국'에 출연해 "내년이면 100세"라며 건강을 자랑했다.

경찰은 2012년 말 충북 청주 복권 판매점 6곳에서 위조된 연금복권이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복권 가게 주인들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던 90대 노인이 위조 복권을 갖고 왔다"라고 진술했고 안씨는 2013년 1월 검거됐다.

당시 주민등록상 나이 98세를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진행된 수사에서 안씨는 도주를 감행했다가 2월28일 붙잡혔다. 경찰은 안씨의 위조 복권을 조사하던 중 동종 전과자를 조회했고 60세 안씨의 범행과 동일한 것을 알아냈다. 안씨는 지문 조회를 통해 원래의 신분이 들통나게 됐다.

안씨가 새 신분을 얻고 4년간 복권 위조로 챙긴 당첨금은 고작 47만원이었다.

"위조범은 내 양아들" 허위 주장…3년 뒤 또 범행
 2018년 2월 청주시 한 복권 판매점에서 위조된 즉석복권을 또다시 제시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사진=뉴스1
2018년 2월 청주시 한 복권 판매점에서 위조된 즉석복권을 또다시 제시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사진=뉴스1

검찰에 송치된 안씨는 "안씨는 내 양아들이고 나는 다른 사람"이라며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유가증권위조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새로 만든 주민등록도 말소당했다.

2015년 출소한 안씨는 여전히 90대 노인 행세를 하며 또 다시 복권 위조 범죄를 저질렀다가 적발됐다. 평소 당첨금 5만원 이하의 소액 복권만 위조하던 안씨는 2018년 당첨금 1억원짜리 복권을 위조하는 간 큰 범행을 벌였다. 주인의 지적에 도주했던 그는 노숙 생활 도중 경찰에 검거됐다.

같은해 청주지법은 해당 범죄를 저지른 안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시 나이 65세던 안씨는 법정에서 "내 나이는 100살"이라며 "공소장에 나온 60대 남성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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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아라 기자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입니다. 연예·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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