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랜드 대표이사 겸직 급여 부담만으론 부당 지원 입증 안 돼"

대법 "이랜드 대표이사 겸직 급여 부담만으론 부당 지원 입증 안 돼"

양윤우 기자
2026.03.09 06:00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계열사 임원이 두 회사 대표를 겸직했다고 해서 곧바로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지원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실제로 지원 객체 회사에 근로를 제공했는지 등을 공정위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시정명령 등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2013년 11월11일부터 2016년 3월28일까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를 겸직한 김연배 대표의 급여를 전부 부담했다.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계열사 간 부당한 인력지원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공정위는 이랜드리테일이 2016년말 이랜드월드로부터 인천 부평구 창고 건물과 전남 무안군 토지를 670억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560억원을 지급했다가 6개월 뒤 계약을 해제해 돌려받은 행위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이랜드월드에 무상으로 자금을 빌려준 것과 같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랜드리테일이 2014년 이랜드월드와 'SPAO' 관련 자산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뒤 511억원 규모의 양도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지연이자도 받지 않은 점도 부당 지원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 같은 점 등을 근거로 이랜드리테일에 약 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이 가운데 부동산 인수계약과 김 대표 인건비 지급 부분은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징금 중 12억900만원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가목이 금지하는 '부당한 인력지원행위'가 인정되려면 처분청이 지원 주체가 해당 인력으로 하여금 지원객체에 근로 등을 제공하게 했다는 점 등을 주장·증명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이 김연배 대표로 하여금 이랜드월드에 근로를 제공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인력이 지원주체와 지원객체로부터 받은 급여 등의 합계액보다 지원객체가 해당 인력이나 지원주체에 실제 제공한 급여 등의 합계액이 상당히 적다는 점도 함께 입증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열사 임원의 무상 겸직이 곧바로 부당한 인력지원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이를 제재하려면 공정위가 실제 근로 제공과 지원 구조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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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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