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틀을 앞두고 국민 기본권 보호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4심제' 우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헌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제를 조기에 안착시키고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4심제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게 헌재 연구원 중심으로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소원 제도는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라도 기본권 침해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헌재가 이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 약 1만∼1만5000건의 사건이 추가로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헌재가 많은 양의 사건을 모두 처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헌재는 일단 심사부를 통해 재판소원 사건들을 1차로 검토한 뒤 재판부가 심리하게 해 업무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판소원 사건 전담 심사부도 꾸렸다. 심사부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재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처 차원에서 행정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학계 등 여러 전문가들과 건설적 소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주 10여 명 규모의 행정준비단을 발족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헌재 실행 규칙과 배당 내규 등 즉시 개정이 필요한 규정부터 우선 정비하고 있다. 재판소원 사건의 기재 사항과 첨부 서류 등을 추가한 헌재 심판 규칙 개정도 법안 공포 시점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 접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이미 마쳤다. 헌재 홈페이지에 재판소원 청구 방법과 청구서 기재 사항 등을 안내하고, 전화·방문 상담에 대비해 안내 책자도 제작할 계획이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심판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연구관 인력 확충, 예산 확보 방안도 예산 당국과 협의 중이다. 당장 법원·검찰과의 협조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라는 것이 헌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제도가 시행됨에 따른 불가피한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재판소원제가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지성수 헌재 사무차장은 "소 남용과 관련해 대책이 있다"며 "실제로 1년에 몇백건씩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소 남용의 사례가 있는데, 이런 경우 전자헌법재판시스템센터의 이용을 정지하는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헌재는 소 남용을 대비하기 위해 무작정 재판소원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가능한 권리구제절차를 충분히 거치고 왔는지 여부도 살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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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재판소원은 법원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이 침해됐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유·무죄 판결 취지 등은 밝히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재판소원 이후 법원이 헌재가 내린 결론대로 기본권 침해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하겠지만 유·무죄 판단 및 선고형량은 이전과 똑같이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재판소원을 통해 한 차례 취소된 사건을 다시 법원이 재판하고 확정된 경우, 또 재판소원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해당 재판에 있어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결정을 내려줬음에도, 이 취지가 구현되지 못한다면 다시 재판소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오는 12일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