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尹 1심 고려하면 '국헌문란 인식' 폭넓게 인정될 것"
사령관들 처벌수위, 군 내부 '내란 단죄' 가늠자 전망도
가담 정도 따라 차등 있을 듯… 형량에 주목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군 장성들에 대한 재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작됐다. 처벌이 어디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16일 내란 중요종사임무 혐의를 받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국회·중앙선관위원회 등에 군을 투입해 내란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곽 전 사령관 등 전직 사령관 4명은 약 1년간 군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지만, 지난 1월 파면·해임된 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요청으로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첩됐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여 전 사령관 등 3명을 파면하고 곽 전 사령관은 해임했다. 박 전 총장 역시 군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10월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고, 사건은 대전지법 논산지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특검이 병합 심리를 위해 이송을 요구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으로 넘어왔다.
이날 재판에서 여 전 사령관·박 전 총장 측은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박 전 총장 측은 "TV를 보고 계엄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령관 측은 군인 신분으로 지시의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문 전 사령관 측은 "선관위 부분 외에 계엄과 관련해선 전혀 몰랐다"며 "계엄이 위법할지언정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곽 전 사령관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으나 하지 못했다"며 "수방사령관은 특전사 국회 경내 투입을 지시했고 박 전 총장도 철수를 지시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내란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사실은 인정하되 공동 공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에 대한 재판 결과가 향후 군 관계자들 재판에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이나 정보사 대령들 등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고 가담 정도가 적은 군 인사들 재판도 여러 건 예정돼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결국 1심에서 국헌문란 목적의 인식 여부와 국회 군 투입을 내란죄 성립 요건으로 판단한 만큼 이를 기준으로 유무죄가 갈릴 것"이라며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독자들의 PICK!
그러면서 "예시로 한 범죄조직에서도 살해 지시를 명확히 내리지 않는다"며 "전후 맥락을 따져 지시 내용을 다른 조직원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해도 실제로 충분히 지시 내용을 알 수 있었는지 등도 고려된다"고 했다.
실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당시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하며 "처음부터 국헌문란 목적의 인식을 공유하지는 않았다고 보인다"면서도 "(국회 봉쇄) 지시를 이행하면서 국회 관계자들 항의를 받고 군 투입 사정을 보며 미필적으로나마 본인 행동의 목적을 알았던 것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