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코인 대가로 받고 '복수대행' 사적제재까지
경찰 "유사 계정·공범 여부까지 수사 확대"

경찰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타인의 신상을 폭로하고 게시물 삭제를 빌미로 금품을 갈취한 '주클럽' 관련 수사를 유사 계정까지 확대하고 있다. 무분별한 타인의 사생활 폭로가 이어지면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주클럽 운영자 김모씨를 지난 3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공갈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약 1년 동안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피해자들의 사적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금전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유사 계정을 통한 같은 유형의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SNS 플랫폼에서는 '동물원'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등장했다. 동물원 운영자는 김씨가 구속된 지난 3일 "날아간 주클럽 자료들은 정리해 올리겠다"며 관련 게시물을 올렸다. 계정에 참여한 인원수는 1800여명이다.
동물원 운영자의 수법은 주클럽과 유사하다. 피해자의 연락처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정보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후 이를 삭제하는 대가로 금품을 갈취한다.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는 인플루언서와 기업인, 운동선수 등 수십 명이다. 관련 정보들은 별도의 제보 계정을 통해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구하는 금품의 수준은 피해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유명하거나 게시된 사생활 정보가 자극적일수록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식이다. 적게는 6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을 코인 등으로 갈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신상 폭로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사적제재로 확대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동물원 계정에는 '복수 대행 서비스'라는 이름을 내건 '동물처리반' 계정이 소개돼 있다. 이 계정에는 30만~40만원 상당의 코인을 전송하면 피해자 집이나 직장 등에 협박 문구를 적은 화환을 보내준다는 소개글이 올려져 있다. 금액대별로 오물 투척, 락커칠, SNS 댓글 도배 등을 대신해준다는 내용도 있다.
동물원 운영자 측은 "공익적 목적은 없으며 돈을 받으면 (게시물을) 내려주고 재업로드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선 "자원 낭비"라며 "더 이상 제보가 오지 않거나 재미가 없다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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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거쳐 주클럽 피의자를 구속 송치했다"며 "향후 유사 계정과 공범 여부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주클럽 운영자 검거 이후에도 유사 범행이 잇따른다는 점에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수사기관의 강력한 대응으로 허위 제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피해자인 유명 DJ인 B씨는 "지난해 경찰에 고소했을 당시 '(수사)진행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그동안 관련 피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장난이나 의견 표현이 아닌 범죄"라며 "추가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사 계정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이돈호 노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제보자들 역시 주클럽·동물원 등 계정 운영자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셈이라 공동 정범으로 충분히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