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18일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1심에서 확인·증명되지 않은 특검의 일방적인 주장에 무게를 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1심에서부터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항소심에서 엄격하게 국헌문란에 대해 심리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상식적 차원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해달라"고도 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뿐 아니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이 전 장관의 지시로 이영팔 소방청차장을 통해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지시를 하달하도록 전화했다"며 "(이 전 장관의) 직권남용 행위가 없었다면 서울재난본부장에게 연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 공범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징역 23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데 비해 이 전 장관의 형량이 가볍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 측은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의 행위가 내란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이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국회 봉쇄에 대해선 전혀 인식할 수 없었다"며 "독립적으로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위헌·위법임을 명확하게 즉시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공무원은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존중하고 적법 행위라고 추정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당시 행안부 장관으로서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오후 11시37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향신문·한겨레 신문·JTBC· MBC 등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단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또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으로서 계엄 선포를 저지하지 않고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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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의 지휘에 따라 차후 기일인 다음 달 9일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 재판의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다음 달 15일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방침이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