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면서 향후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두고 논의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만큼 보완수사권 논의에선 정부 입장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 민주당 주도로 중수청법 재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공소청법도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해 통과시킬 예정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상임위에 앞서 민주당은 검사가 수사에 관여할 여지를 주는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고친 중수청법·공소청법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번 수정안은 검사의 직무 범위를 법률로 한정하고 금융감독원 등 타 기관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없애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또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을 사실상 지휘하지 못하게끔 입건 통보 의무, 검사의 입건 요구권, 광범위한 의견 제기권 등이 삭제됐다. 경찰 등 다른 기관에 대한 지휘권도 갖지 못하도록 영장 집행 지휘권, 영장 청구 지휘권, 수사 중지권, 직무 배제 요구권 등도 뺐다. 모두 검사의 수사 배제를 전제로 하는 내용이다.
국회 본회의 직전에 수정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검찰개혁 관련해 남은 쟁점은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할 때 결정될 전망이다. 총리실 산하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 3월11일에 이어 지난 16일 토론회를 개최해 보완수사권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토론회뿐만 아니라 당정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여당 강경파는 보완수사권이 곧 직접수사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예외 없이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법무부 등은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중수청법·공소청법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 강경파 주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향후 보완수사권에서는 대통령 등의 주장이 더 많이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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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사의 직무 배제 요구권 등이 사라져 사실상 수사기관을 견제할 수단이 없는 만큼 보완수사권이나 보완수사요구권은 남길 것이란 예상이 많다. 경제범죄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일수록 보완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계속해서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검사는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무죄 선고까지 이어지면 결국 그 피해는 민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 소속 김모 검사도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판례를 근거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함에도 '특사경이 판단하기에는 보완이 불필요하다'며 보완수사 요구를 미이행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제한한다는 발상이 상식적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논의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만큼 여당쪽이 보완수사권을 두고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적지 않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사경 지휘권, 직무 배제요구권 등까지 검사에게서 빼앗았는데 핵심인 보완수사권을 남겨두진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