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항공사 기장 살인' 사건 피의자가 범행 직후 태연하게 여행용 가방을 끌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캐리어에는 범행도구를 비롯해 범행 후 갈아입을 옷 등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MBC는 국내 한 항공사 전직 부기장 50대 남성 A씨가 범행 직후 도주하는 모습이 포착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흰옷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있다. 그가 CCTV에 포착된 곳은 부산 진구 한 정류소로 지난 17일 새벽 5시쯤 범행을 저지르고 1시간 뒤 버스를 타고 20여분간 이동한 뒤 내린 곳이다.
범행 당시 검은 옷을 입고 있었던 A씨는 곧바로 아파트 복도에서 흰옷으로 갈아입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여행용 가방에 갈아입을 옷과 흉기를 미리 준비해둔 셈이다.
A씨는 세 번째 목표인 또 다른 기장을 살해하기 위해 창원으로 이동했으나 경찰 신변보호 조치로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울산 한 모텔에 머물다 범행 당일 오후 8시쯤 체포됐다.

수사를 위해 부산으로 압송된 A씨는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인생이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몇 명을 살해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선 "4명"이라고 답했다.
A씨는 수개월 전부터 범행 대상들을 따라다니며 거주지, 출근 시간, 동선 등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동 중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현금만 사용했으며 계속 옷을 갈아입는 등 경찰 수사를 의식한 행동을 보였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48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국내 모 항공사 기장 B(50대)씨 집을 찾아가 그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앞서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또 다른 기장 C씨를 찾아가 목을 조른 뒤 도주한 혐의도 있다.
전날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심사 결과는 당일 늦은 오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신상정보 공개 및 사이코패스 검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