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해·SM 주가조작' 김범수 항소심 시작…"시세조종 목적 없다"

'하이브 방해·SM 주가조작' 김범수 항소심 시작…"시세조종 목적 없다"

이혜수 기자
2026.03.20 16:02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사진=뉴스1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사진=뉴스1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4-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20일 오후 2시 김 창업자 등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김 창업자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공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김 창업자 측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시세조종 목적이 없었단 게 기본 입장"이라며 "당시 공개매수 저지를 목적으로 해서 주식을 매수하자는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카카오 경영진들은 물론이고 카카오 투자 관련 담당 관계자 등 카카오톡 대화내역에서 사용된 '공개매수 저지'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며 "핵심은 2023년 2월28일자 카카오 측의 장내 매수의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가 전제돼야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장악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그 당시 카카오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를 단언하고 확신하고 있단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을 청취한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은 시세조종의 목적이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측 등이 시세조종을 시킬 목적이 있었는지 △시세조종 목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련의 매매가 위법 요소를 구성할 수 있는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공모가 인정되는지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속하게 심리하겠단 입장이다. 정식 공판기일은 4차례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에 항소 유지 여부와 쟁점 정리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증거신청서는 다음달 27일까지 제출하라 했다. 또 핵심 내용을 정리한 준비서면은 30쪽 이내로 요약해올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은 절차를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므로 압축해서 쟁점을 정리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같은 해 2월 16∼17일, 27일 사흘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약 1100억 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물량소진 등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카카오 측이 경영권 장악을 위해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올려 하이브의 주식 확보를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21일 김 창업자를 비롯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1심은 카카오의 SM엔터 주식 취득이 시세 조종성 주문이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1심은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대상 주식에 대한 대규모 장내 매수 행위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매수 행위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카카오의 매수 주문 양태(시간 간격, 방식)에 대해서는 "시간 간격·매수 시점·방식 등을 살펴봤을 때 시세 조종성 주문과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고가 매수 주문·물량 소진 주문 등을 개별적으로 일일이 살펴보더라도 제출한 주문이 시세 조종성 주문이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 등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해당 기일로 준비절차는 마무리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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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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