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 부친 "제2, 제3의 억울한 죽음 없어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가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에 대한 경찰 재수사와 수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유족 역시 재발 방지가 우선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부모연대는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김창민 감독 부실수사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오체투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김 감독 부친 김상철씨와 전국 장애인 부모 등 단체 관계자가 100명 넘게 참여했다. 김 감독은 부모연대 구리지회 회원이었다.
이날 경찰청 앞 2개 차로 약 100m는 집회 참여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참가자들은 김 감독 얼굴 그림에 "아들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흰색 하의를 입었다. 오체투지에 앞서 무용인 이삼헌씨는 붉은 천과 국화꽃을 사용해 추모 굿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이씨 퍼포먼스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김상철씨도 추모굿을 보며 줄곧 담담한 표정을 짓다 끝내 고개를 돌리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경찰의 부실 수사로 억울한 죽음이 묻힐 뻔했다"며 "저는 경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 축소·은폐·지연하려는 걸 눈으로 목격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여러분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며 "제2, 제3의 억울한 죽음이 나타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부모연대는 오후 12시30분부터 약 40분간 오체투지 100배를 이어갔다. 오체투지는 신체 부위 5곳이 바닥에 닿는 절 형식을 말한다. '발달장애 가정 보호' , '부실 수사 재발 방지' , '집단 폭행 가해 처벌' , '부실 수사 담당 엄벌' 구호가 끝날 때마다 한 번씩 절을 진행했다. 최고기온이 25℃(도)까지 오르는 등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일부 참가자들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
이들은 김 감독 사건 초기 수사가 부실했다며 재수사와 관계자 엄벌을 촉구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은 "가해자들이 문제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국민 상식에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며 "대통령도 국가 수장으로서 반드시 사과하고 재발 대책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근 부모연대 전남지부장은 "아이가 배고프다며 밥 먹으러 나가자고 할 때 우리는 얼마나 더 눈치봐야 하냐"며 "사건이 묻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상철씨와 부모연대 관계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경기 구리경찰서 관계자들을 직무 유기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반부패·공공범죄수사과에 접수됐다. 고발장 접수 후에는 경찰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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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10월 김 감독은 발달 장애인 아들과 경기 구리시 한 음식점을 찾았다가 소음 문제로 A씨 등 옆자리 일행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그는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 기증 후 사망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모두 목격한 뒤 현재도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 사건은 범행 방식뿐 아니라 경찰의 초기 수사 대응을 둘러싼 논란에도 휩싸였다. 경찰은 피해자가 먼저 식당 나이프를 들었다는 피의자 주장에 따라 주범 A씨만 파출소로 임의동행 후 나머지는 귀가시켰다. A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번번이 기각됐고 사건은 피의자들이 불구속 송치되면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근 검찰은 김 감독 사건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피해자 아들, 현장 출동 경찰관, 피의자 일행을 차례대로 불러 조사하는 등 보완 수사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도 현재 경찰 초기 수사 적절성 여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지난 13일 "수사 감찰 결과를 보고 받은 후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