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증거만으로는 위법 인정 어려워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사내 급식 물량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는 등 부당한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과 230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부당한 지원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시정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정거래 행정 사건은 공정위 심결에 대해 고등법원이 판단하고 대법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1심에 해당하는 지방법원 재판을 거치지 않는다.
재판부는 "문제가 되는 급식 거래는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삼성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나아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삼성전자 등이 삼성웰스토리를 도우려는 '지원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개입해 삼성전자에 이를 지시했다는 공정위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문제삼은 거래 전체를 곧바로 '상당한 규모의 거래'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거래 조건 자체가 삼성웰스토리에 유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한 부당 지원 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거래가 해당 조건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정 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제시한 직접이익률 차이와 위탁수수료 지급액만으로는 삼성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제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문제가 된 거래가 공정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웰스토리의 사업역량·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단체 급식 일체를 위탁받을만한 능력이 있다는 취지다. 삼성그룹이 단체 급식 물량을 여러 중소기업에 분할해 나눠야 할 의무도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공정위는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삼성웰스토리가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행위를 했다고 보고 2021년 8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자신들의 사내 급식을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위탁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식재료비 마진 및 위탁수수료를 보전해주는 등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봤다.
당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삼성웰스토리 959억73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