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평균 50명 사직…"처우개선 시급"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 예방과 안전 점검을 맡는 방재안전직 공무원이 1명당 평균 110㎢(제곱킬로미터)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약 38배로 축구장 1만5000여개에 달하는 규모다. 제도 보완과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이같은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안전 인력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2021~2024년 시도별 방재안전직 및 시설직 현원'과 '2021~2024년 시도별 방재안전직 의원면직 현황',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중대시민재해 수사 및 처리 현황'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경실련은 방재안전직 1명이 담당하는 평균 면적이 109.91㎢로 다른 직렬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면적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점검이 중요한 업무 특성상 인력 부족이 재난 예방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강원이 1인당 담당 면적이 306.01㎢로 가장 넓었고 △경북 259.55㎢ △충북 238.93㎢ 등이 뒤를 이었다.
방재안전직 현원은 2021년 755명에서 2024년 914명으로 4년간 159명 늘었지만 증원은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75명, 경기는 30명 증가한 반면 전남과 세종은 증원 인력이 없었다. 전북은 1명, 울산은 2명 각각 줄었다. 경실련은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인 재난안전이 사는 지역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인력 부족 속에 현장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재안전직 의원면직은 2021년 48명, 2022년 38명, 2023년 50명, 2024년 67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50명 넘는 인력이 스스로 직을 떠나는 셈이다. 의원면직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고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경실련은 "신규 인력을 뽑아도 현장에 오래 남지 못한다면 전문성을 쌓을 수 없다"며 "해빙기, 우기 등 특정 시기 야근과 철야가 반복되는 고강도 업무와 사고 발생 시 책임자 처벌 등의 부담이 커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수당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방재안전직에 대한 인식 전환과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2022년 중대재해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처벌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치사 사건의 송치율은 18.75%에 그쳤다고 경실련을 밝혔다. 또 2024년 12명, 2025년 4명이 검거됐지만 이 가운데 송치된 인원은 3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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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형사 처벌 중심의 제도인데 고의성이 성립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다"며 "처벌 중심보다 사전 예방을 위한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