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름에 '이 한자' 썼다가 거부당한 부모...헌재도 "한자 제한 합헌"

아기 이름에 '이 한자' 썼다가 거부당한 부모...헌재도 "한자 제한 합헌"

이소은 기자
2026.05.04 05:33
자녀의 이름을 지을 때 일부 한자의 사용이 제한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헌재의 판결이 나왔따. 사진은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녀의 이름을 지을 때 일부 한자의 사용이 제한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헌재의 판결이 나왔따. 사진은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흔하지 않은 한자'를 사용해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려던 부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헌법재판소가 출생신고 때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제한하는 현행 법률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결해서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

청구인은 딸의 이름에 '예쁠 래(婡)'를 넣어 출생신고를 하려 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관련 법상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래'를 한글 이름으로 기록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녀의 이름에는 '한글 또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를 사용해야 하고,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청구인은 2023년 2월 한자의 범위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는 부분이 자녀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과반인 5명의 헌법 재판관은 한자 제한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는 이름은 자녀가 사회적 생활 관계를 형성하여 나가는 기초가 된다"며 "우리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실제로 읽고 사용하는 문자로 등록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특히 한자는 그 숫자가 방대하고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가족관계 등록 전산시스템에 한자 이름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를 미리 확인해 정해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대법원이 규칙 개정을 통해 '인명용 한자'의 수를 늘려가고 있어 추후 개명이나 출생신고 추후 보완 신고 절차를 통해 추가로 선정된 한자를 이름으로 등록하는 구제 수단이 존재하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나머지 재판관 4인(정정미·김복형·마은혁·오영준)은 현행법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떠한 한자가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해당하여 인명용 한자로 선정될 것인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심판 대상 조항에 의한 기본권 제한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소은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소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