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갔더니 "페미니스트냐"...회식 자리선 "성폭력, 굳이 널?"

면접 갔더니 "페미니스트냐"...회식 자리선 "성폭력, 굳이 널?"

남형도 기자
2026.07.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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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사상 검증' 피해자 김민지씨,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페미니즘사상공대위원회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인 김민지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일터였던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사진=공대위
페미니즘사상공대위원회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인 김민지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일터였던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사진=공대위

채용 면접부터 "페미니스트냐"며 묻고 이후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회사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진정이 제기됐다.

페미니즘사상공대위원회(이하 공대위)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 피해자 김민지씨가 일터였던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에 대한 진정서를 15일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청년유니온, 한국여성민우회, 채용성차별공동행동 등이 연대해 있다.

이날 피해자 김씨는 그가 겪은 성차별, 성희롱 등 괴롭힘과 일터에서 겪은 페미니즘 사상 검증 문제를 직접 증언했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채용 면접을 본 자리에서 회사 대표로부터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란 질문을 들었다. 그가 과거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한 경력을 보고 던진 물음이었다.

또 입사 후에는 김씨 역시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대표는 회식 자리에서 김씨를 향해 "(OOO가) 왜 (굳이) 너를?"이라고 발언했다.

또 다른 날에는 대표실로 불러 인터넷에 '오타쿠'를 검색한 뒤, 김씨를 만화 캐릭터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거울 좀 봐, 머리도 그렇고, 안경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라며 옷도 좀 사 입으라고 했다. 또 냄새가 나니 김씨에게 병원에 다녀오란 말도 했다.

김씨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자리로 돌아와 모욕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스스로가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 검열하게 됐다. 결국 한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김씨는 "그만둔 뒤 부정적인 감정이 소용돌이치듯 밀려왔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며 "더는 이런 문제를 개인이 참고 견뎌야 하는 일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그가 사직서를 낼 때조차 대표는 "네 삶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에 김씨는 "저는 성평등을 지향하는 사람이고 페미니스트가 맞다. 누군가의 눈에 보통 사람과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사는 데엔 이유가 있고, 그건 다른 거다.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인 김민지씨 진정 대리인인 강미솔 변호사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대위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인 김민지씨 진정 대리인인 강미솔 변호사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대위

해당 사건 진정 대리인을 맡은 강미솔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일터 전반에서의 문제가 여전하다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2016년경 게임 및 콘텐츠 업계에서 페미니즘 사상 검증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래,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공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 노동자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단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진정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피진정인의 행위가 차별 행위와 성희롱에 해당함을 확인하고, 나아가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노헬레나 공대위 활동가도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으나,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도 개선 없이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을 멈출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에 공대위는 피진정인의 행위가 성차별적 괴롭힘이자 성희롱임을 분명히 하고,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성희롱·성차별 실태 조사를 실시해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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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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