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칠천피 붕괴](종합)

코스피지수가 48거래일 만에 7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대, 15%대 떨어지며 '30만전자'와 '200만닉스'도 깨졌다. SK하이닉스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으로 모멘텀이 끝난 데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개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며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정지)도 발동됐다. 올 들어서만 7번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7261억원, 2조196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3조88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원 오른 150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투매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9% 가까이 하락했다. 메모리 업황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함께 중동 지역 갈등이 재개되며 48거래일 만에 7000선을 하회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반도체 실적이 여전히 견고하고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수준인 만큼 분할매수 등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7000선을 하회한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4일 이후 2개월(48거래일) 만이다. 지난달 19일 최고점(9385.59)을 찍은 후 한 달도 채 안 돼 27%나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코스피지수 급락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다. 먼저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의 성공적인 상장에도 메모리 업황을 향한 피크아웃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ADR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3% 급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본주는 이날 15% 이상 빠졌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AI 설비투자(CAPEX)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이달 말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며 "다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6배 수준으로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고 사이클 저점이 이전처럼 깊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 저점으로는 6300을 제시했다.
독자들의 PICK!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점 역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전쟁이 다시 위기 상황에 접어들며 국제유가가 상승했다"며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며 하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코스피 선행 PER가 내려가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매수 타이밍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레버리지와 빚투를 지양하고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최 센터장은 "가격이 싸다고 크게 매수하기보다는 상황을 보며 분할매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하는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섹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미국 지수 발표 등을 꼽았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 금융주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대만 파운드리 회사인 TSMC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며 "미국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와 PPI(생산자물가지수) 등 주요 매크로 이벤트도 있어 이들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수급과 위험선호 심리의 변화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1,845,000원 ▼335,000 -15.37%)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팔자 공세에 본주가 15% 이상 급락했다. ADR 프리미엄으로 외국인 수급이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ADR과 본주의 가격 차이가 대만 TSMC보다 두 배 이상 벌어진 만큼, 조만간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국내 본주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최소 8~18% 상승 여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3만5000원(15.37%) 하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나스닥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날 ADR 상장으로 SK하이닉스 ADS(미국예탁주식)는 공모가 149달러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52만6000원이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10일 종가인 218만원보다 약 16%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으로 SK하이닉스와 ADR 간 격차는 약 37%까지 벌어졌다.
이는 SK하이닉스와 유사한 형태인 TSMC와 TSMC ADR 간 프리미엄인 16%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TSMC ADR 프리미엄은 상장 이래 평균 16% 수준을 유지했으며 가장 높았을 때는 26%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권가는 이날 SK하이닉스 급락을 ADR 상장 이벤트 소멸로 인한 차익실현 압력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에서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8% 하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눈에 띄는 것은 연일 이어지는 외국인의 조단위 순매도다. 외국인은 이달 9거래일 중 5거래일간 SK하이닉스를 1조원 넘게 팔았다. 1776억원을 사들인 지난 8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SK하이닉스를 팔았다. 이날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도는 1조4238억원으로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지난 10일에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7038억원 팔아치웠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ADR 수탁 한도가 다 찰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나스닥 시장은 한국 코스피 시장보다 글로벌 자본의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 여기에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나 나스닥100 지수같은 글로벌 대형 지수에 편입될 경우 풍부한 수급이 들어오면서 본주보다 매력이 높아진다.
이는 SK하이닉스가 ADR 공모 조건을 공개한 지난달 24일 직후 주가 흐름을 통해 알 수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위해 280억달러 규모 신주 1779만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공시 전날인 지난달 23일부터 ADR 상장 전일인 지난 10일 사이 14.6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8.06%, 마이크론은 5.7% 하락했고, TSMC ADR은 1.31% 올랐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SK하이닉스 순매도가 가장 컸던 날도 ADR 공모 조건을 공시한 지난 6월24일(3조6311억원)이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8일까지 SK하이닉스 대차잔고는 31.4% 증가했는데, 삼성전자 증가율은 11.7% 수준이었으며, 외국인 누적 순매도 역시 SK하이닉스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며 "대차 증가를 ADS 헤지의 직접 증거로 볼 수는 없지만, 본주에 대한 공매도 여력이 상장 전에 이미 확대됐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 본주와 ADR 차익거래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본주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는 ADR 프리미엄과 공매도 대차잔고 추이를 보면서 외국인 추가 이탈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고 했다. ADR 프리미엄을 따라 본주 주가가 오르고 대차잔고도 줄어들면 외국인 매도가 중단될 것이란 예상이다. 외국인들이 미리 공매도했던 SK하이닉스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살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본주 가격이 내려가면서 ADR과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대차잔고도 늘어날 때는, 외국인이 추가로 이탈할 것으로 봤다.
노 연구원은 "SK하이닉스 기존 비중은 유지하되, 상장 후 가격 스프레드와 대차·미결제약정의 조합을 살펴보고 국내 대상 신규 매도 포지션이 다시 늘어나는지 여부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같은 밸류에이션 격차가 무한정 커질 수는 없기에 조만간 SK하이닉스 본주로도 외국인 수급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당국 규제에 따라 본주를 ADR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ADR을 본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TSMC도 이와 동일한 구조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SK하이닉스 ADR은 신주 발행분인 전체 주식의 2.5%로만 구성되며,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것은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해 당분간 불가능해 ADR이 본주보다 싸질 경우 전환 매도하는 차익거래만 가능하다"면서도 "프리미엄 괴리율이 커지면 양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싼 본주를 매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TSMC도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싼 본주가 오르면서 양 시장 괴리가 14%까지 축소된 상황이다"며 "TSMC의 ADR 프리미엄 전이율 사례를 적용하면 SK하이닉스 본주도 최소 8~18% 상승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점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시작되며 주가가 고점대비 30~40% 가량 하락하며 큰 조정을 받고 있다.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고 AI(인공지능) 투자도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는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리포트가 나오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실적 전망치 하향과 '중립' 투자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3일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15.4% 하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기록한 52주 최고가 대비 38.2%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0.7% 내린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피크 아웃(정점통과)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도 이같은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조4000억원, 매출액은 80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컨센서스인 65조원을 8% 하회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장기공급계약(LTA)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TA를 바탕으로 가격 가정을 현실화했다"면서도 "LTA 확대로 실적 변동성이 낮아지고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8일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5만원을 제시한 리포트를 내놔 화제가 됐다. 투자의견은 '보유' 즉 '중립'을 제시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5.4% 급락해 184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향후 AI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현재 반도체 실적 전망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수요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며 "연말 이후 실적 모멘텀도 꺾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도 나왔다. 키움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PS(주당순이익) 전망도 4만3854원에서 4만3029원으로 소폭 낮췄다. 부품 가격 상승으로 PC, 스마트폰 등의 판매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고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메모리 구매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예상 고점을 선반영했던 터라 이번 역시 수요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황 호조가 유지되고 있고 실적 컨센서스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가 만든 반도체 사이클은 2023년 4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상반기 주가가 상승하고 하반기 AI투자 우려가 확대돼 왔다"며 "실제 펀더멘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2027년까지 컨센서스는 추가 상향이 유력하다"며 "7월 말 양 사의 실적 컨퍼런스 이후 8월 추세 랠리 재개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