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7월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숨졌다. 폭우 속에서도 지하 저류배수터널 안에서 작업하던 이들은 자동 수문 개방으로 순식간에 밀려든 물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로 여겨졌지만, 법원은 6년 뒤 "누구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인재"라고 판단했다.
사고 당일 한유건설 소속 미얀마 국적 근로자 A씨(23)와 또 다른 협력 업체 근로자 B씨(65)는 지하 저류배수터널 내부 점검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두 사람과 연락이 끊기자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C씨(29)가 구조를 위해 터널 안으로 들어갔지만, 세 사람 모두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휩쓸렸다.
소방 당국은 사고 당일 오전 B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어 밤샘 수색 끝에 다음 날 새벽 A씨와 C씨의 시신도 차례로 발견됐다.
당시 사고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발생한 비극으로 보였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고 이전부터 위험 신호가 반복됐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고 이전에도 비슷한 위험 상황이 두 차례 발생했고, 특히 참사 이틀 전 진행된 5차 시운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수문이 열리면서 작업자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작업 절차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고, 수문 운영 정보와 터널 내부 작업 상황도 관계 기관 사이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

사고 이후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은 길어지며 법원 판결은 2025년 11월에 나왔다. 서울남부지법은 당시 현대건설 현장소장과 양천구청 치수과장 등 관계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현장관리자와 감리책임자 등에게도 벌금 700만~1000만원이 선고됐다. 다만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 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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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시설 운영 주체와 시공사, 감리단 사이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터널 내부 작업 현황도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라도 시설 운영과 작업 현황을 먼저 확인해 공유하거나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여러 기관과 관계자가 공사에 관여했던 만큼 특정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작은 부주의들이 누적돼 참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6년 4월 서울중앙지법은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시설 관리상 하자와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목동 빗물펌프장 참사는 폭우라는 자연재해보다 위험 신호를 놓친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이 빚은 사고로 기록됐다. 작은 부주의가 반복될 때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고가 남긴 안전관리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