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액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상고 기한이 임박했다. 14일까지 한 쪽이라도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최 회장이 이혼조정을 신청한 지 약 9년여만에 나온 결론으로 역대 최대 재산분할액에 해당한다.
최 회장과 노 관장 중 한 쪽이라도 이날 자정까지 재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지급하지 못했을 경우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5% 이자를 계산해 지급해야 하는데 9440억원의 하루치 이자만 1억3000만원이다.
최 회장-노 관장의 파기환송심 판결문은 전자송달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도달한 시점은 지난 1일 오전 0시로 파악됐다. 민소전자문서법에 따르면 통지한 날부터 1주일 이내 확인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 0시에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이날 자정까지 재상고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상고 기한은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기한이 넘겨서 재상고하면 사건을 심리했던 서울고법이 이를 각하한다.
환송 전 2심에서 나온 결론인 1조3800억원 규모보다 약 4000억원이 줄긴 했지만, 법조계에선 파기환송심 결론이 노 전 관장에게 유리하게 나왔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인 만큼 재상고를 한다면 최 회장 측이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지연이자만 따져도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상고를 통해 판결 확정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재상고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몇십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최 회장 측 변호인단 수임료를 고려할 때 지연이자를 일부 지급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서다.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고 경영활동에 주력한다는 관점에서도 재상고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기보다 원심의 법리오해 여부를 살피는 법률심인 만큼, 파기환송심 결론이 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낮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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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최 회장 측은 재상고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했다. 이후 최 회장은 결혼 27년 만인 2015년 혼외자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다.
2017년 최 회장 측이 이혼 조정 신청 후 불발됐고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은 2019년 맞소송을 제기하며 위자료 3억원과 SK 주식 648만여주의 분할을 청구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2심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에 유입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불법적인 비자금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전체를 다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SK 주식 등 최 회장 보유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됐고, 주가 급등 및 노 관장의 가사와 양육·SK그룹 대외활동 등이 고려돼 노 관장의 기여도는 3분의 1로 인정됐다.
한편 2004년 이혼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당시 시가 3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전 부인에게 넘겼고,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으로부터 141억 상당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조정 합의해 분할 금액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