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한 중소기업 대표 아들이 여직원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약 3년 전부터 범행했다고 자백했지만 수사기관이 확인한 범행 기간은 49일에 그쳤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7월18일 제주시 한 중소기업 여자화장실에서 여직원이 가로·세로 2.5㎝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은 해당 기업 대표의 아들이자 회사 임원인 40대 A씨였다.
경찰에 자수한 A씨는 약 3년 전부터 불법 촬영 범행을 해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A씨가 2023년 11월쯤 회삿돈으로 내시경카메라를 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공소장에 적시된 범행은 지난해 7월18일 여자 화장실에서 이뤄진 촬영과 같은 해 5월31일부터 7월18일까지 49일간 사무실에서 벌어진 불법 촬영뿐이었다.
A씨는 사무실에서 여직원 책상 밑에 내시경카메라를 설치한 뒤 휴대전화와 연결해 치마 밑 등을 촬영하거나 실시간으로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영상은 녹화해 저장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장기간 범행했다고 스스로 진술했는데도 경찰이 추가 범행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며 부실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A씨가 회사에서 사용하던 업무용 PC에 대한 전자 감식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동영상 파일을 검색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가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와 자택 PC에 대해서는 전자 감식을 진행했지만 회사 PC에 대해서는 범죄에 이용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감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이 장기간 이뤄졌다는 A씨의 진술과 실제 수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특정된 범행의 범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확보된 전자정보와 기타 수사자료를 종합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범죄 사실을 특정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별도의 보완 수사를 요구하지 않고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은 오는 1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현재까지 피해자 2명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