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전종목 '클릭' 애프터마켓 시대]①

한국거래소(KRX)의 애프터마켓이 14일부터 시작된다. 특정 종목만 거래할 수 있는 대체거래소(ATS)와 달리 코스피와 코스닥 전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24시간 거래 시스템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번 애프터마켓의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의 애프터마켓 시간은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기존 정규장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간30분보다 4시간이 늘어난 10시간30분 동안 거래소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당초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말 시작을 목표로 하루 12시간 거래시간 연장 도입을 검토했었다. 애프터마켓과 함께 오전 7시50분부터 정규장 시작 전 출근길에서도 증시 전 종목을 사고파는 프리마켓 도입을 준비했다.
그러나 증권업계가 전산 개발 부담과 시스템 안정성 우려를 제기하면서 애프터마켓은 시행시점이 6월에서 9월로 밀렸고, 프리마켓은 추후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시간의 문제일 뿐 거래시간 연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정부와 거래소의 궁극적인 정책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프리마켓을 통한 하루 12시간 거래뿐 아니라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정책 책임자들의 의견이다.
최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미국을 방문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 MOU를 통해 거래소는 NYSE의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주기 관련 경험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필요시 공동협의회를 구성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거래소가 24시간 거래를 추진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크게 부각돼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거래하는 투자자 수요를 우리 시장이 적극적으로 흡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NYSE와 나스닥 역시 아시아권 리테일 유동성에 주목한다. 현재 프리마켓(오전 4시~오전 9시30분), 정규장(오전 9시30분~오후 4시), 애프터마켓(오후 4시~오후 8시)으로 이어지는 하루 16시간 거래 체제를 23시간 거래 체제로 연장하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지난해 2월 NYSE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 참여 확대에 힘입어 정규장 외 거래가 2025년 초 11%로 2019년 초 5%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는 현지 프리마켓 거래금액이 2019년부터 2025년 초까지 7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 시차를 감안하면 서울의 경우 NYSE 프리마켓 시간이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 사이로 국내 투자자들의 저녁 시간과 겹친다.
결과적으로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 유동성을 국내에 잡아두기 위한 집토끼 단속 차원의 목적이 큰 정책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국내 시장에 관심을 두는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부터 외국인 통합계좌 접근 문턱이 낮아지면서 '역 서학개미' 시장도 열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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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 거래 편의성과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해외 투자자가 자국 거래시간대에 국내 주식을 거래해 국내 시장 접근성을 개선시킨다"며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유지를 위해 단계적인 시행과 시장 운영체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