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구속·2명 불구속 상태로 검찰행…총책 추적
국내 영세 설비·납품업자 22명에 노쇼 사기…6억원 편취
첩보 입수 2개월 만에 '일망타진'

태국에 거점을 마련하고 국내 공공기관을 사칭해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수억원대 '노쇼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사설 도박사이트 이용자에게 접근해 대포통장으로 쓸 계좌를 확보한 뒤 노쇼 사기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8월 태국 소재 노쇼 사기 조직의 관리팀장 A씨 등 8명을 범죄단체 가입·활동과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직원 모집책 B씨와 조직원 C씨는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말부터 4월초까지 사설 도박사이트 회원들에게 '손실보상'을 명목으로 접근해 계좌 정보를 확보한 뒤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해 국내 설비업자 등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한국 국적의 총책은 지난 2월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 등을 통해 조직원을 모아 11명 규모의 범죄단체를 결성했다. 태국 파타야의 한 리조트 3개 층을 빌려 콜센터 사무실과 숙소를 마련하고 컴퓨터 등 범행 장비도 갖췄다. 조직원별 역할을 나눈 뒤 미리 마련한 범행 시나리오를 숙지하도록 했다.
이들은 대포통장 모집과 노쇼 사기를 연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OO 로또' 등 사설 도박사이트에서 돈을 잃은 회원들에게 '영업팀장'을 사칭해 "도박 사이트에서의 손실을 보증보험사를 통해 보상해주겠다"며 계좌와 개인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확보한 계좌는 노쇼 사기에 이용됐다. 범행 대상은 주로 국내 영세 설비·납품업자들이었다. 일당은 한국원자력통제원이나 교도소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물품을 대량 선주문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고, "소방점검으로 급히 필요한 물품이 있다"며 자신들이 지정한 허위 업체에서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대금은 조직이 확보한 대포계좌에 입금됐다.
조직 관리는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출퇴근 시간 엄수 등 근무수칙을 정하고, 조직원들의 여권과 범행에 이용된 휴대폰은 별도로 보관했다. 수칙을 어길 경우에는 욕설·폭언을 하거나 구타했다. 수당으로는 범행계좌 모집 1건당 300만원, 노쇼사기 성공액의 10% 등을 책정했다.
경찰 단속에 대비해 조직원 간 접촉도 최소화했다. 조직원을 3명씩 1개팀으로 구성하고 팀별로 다른층에 마련된 사무실을 이용했다. 조직원간 연락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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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 활동 과정에서 확보한 해외 스캠 조직 첩보를 토대로 태국 경찰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조직은 결성 약 2개월 만에 현지에서 검거됐고 조직원들은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57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압수한 휴대전화 60여대 등의 물품에 대해서는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도주한 총책 등에 대해서는 현지 경찰과 공조해 검거작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한 국제 공조로 조직을 일망타진해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며 "해외에서의 범행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검거되며 중한 처벌은 물론 범죄수익은 추적·환수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도박·투자 사이트의 손실보상을 사칭하며 계좌를 요구하거나, 공공기관과 대학교 등을 사칭하며 대리 구매를 가장하는 '노쇼 사기'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