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 아들이 여교사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자 범행에 사용된 아들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버린 현직 경찰관이 중징계를 받았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성실 의무 위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북 전주시 모 파출소 소속 A 경감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 공무원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의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의 '경징계'로 나뉜다. 징계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 경감에 대해 중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감은 지난 5월 고등학생인 아들이 여교사를 불법 촬영한 사실을 알게 된 뒤 범행에 사용된 아들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폐기한 혐의를 받았다.
A 경감의 아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뒤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됐는데, 당시에는 A 경감이 아들의 휴대전화를 없앤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A 경감의 행위는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이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다만 A 경감의 휴대전화 폐기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형법 제 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면 처벌하도록 하면서도,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본인을 위해 범행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규정에 따라 처벌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정확한 사실관계와 유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부친도 장윤기 자취방에 있던 리얼돌, 휴대전화 등을 폐기한 혐의를 받았지만 친족특례로 형사처벌을 피했다. 이와 관련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장윤기 부친 역시 징계 대상에 포함될 것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