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공항 협박글 6차례…18일간 경찰 571명 투입
경찰 손배 7건 중 두 번째 규모…허위 협박·거짓신고 민사책임 강화

전국 5개 공항을 폭파하겠다는 허위 테러글을 올려 공권력을 낭비하게 만든 30대가 경찰에 2277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5-2민사부는 지난 8일 경찰이 공항 폭파협박 글 게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총 227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됐다.
A씨는 2023년 8월6일부터 이튿날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제주·김해·대구·인천·김포 등 전국 5개 공항을 폭파하거나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허위 협박 글을 6차례 올렸다. 이에 경찰은 공항 주변 경계와 A씨 검거를 위해 18일간 경찰관 571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시간외수당과 급식비, 유류비, 출장비, 112 출동수당 등을 손해액으로 산정해 같은 해 11월 총 3253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고의적인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으로, 일반적인 범죄 예방이나 수사 활동에 드는 비용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번 배상액은 경찰이 허위 살인·폭파 협박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례 7건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가장 큰 배상액이 인정된 사건은 2023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허위 글을 올린 사건이다. 당시 법원은 게시자가 정부에 437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경찰은 허위 협박으로 대규모 경찰력이 불필요하게 투입되는 사례가 반복되자 형사 책임과 별개로 실제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도 민사상 책임을 적극 묻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전국 시도경찰청에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며 소송 제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관련 배상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 글을 올린 게시자에게는 지난달 28일 경찰이 청구한 1256만원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같은 달 24일에는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게시자에게 1484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 대인고와 경기 초월고 등 전국 학교를 폭파하겠다는 글을 13차례 올린 게시자를 상대로는 7164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 월계고 폭파협박 사건에는 360만원, 32차례에 걸쳐 112 거짓신고를 한 사건에는 758만원의 손해배상을 각각 청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적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불필요한 치안력 낭비를 유발하는 공중협박·거짓신고의 방지·차단을 위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