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고기" 환자 조롱...내부고발 직원에 "2억 줘" 소송 건 한의원

"썩은 고기" 환자 조롱...내부고발 직원에 "2억 줘" 소송 건 한의원

오석진 기자
2026.09.2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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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시스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시스

경기도 한 대형 한의원 병원장 등이 직원들 상대로 2억원대 민사 소송을 냈다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앞서 직원들은 병원장이 빠르게 퇴원한 환자를 '썩은 고기'라고 부르는 등 병원 부조리 정황이 많다며 고발했다. 그러나 병원장은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내부 고발자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합의13-2부(부장판사 이규홍)는 병원장 마모씨 외 1명이 A씨 등을 상대로 낸 2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은 A씨 등 소속 직원들에게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씨가 직원 교육용 세미나에서 환자들에 '썩은 고기' 표현 사용을 인정한 것을 고려할 때 A씨 등 소속 직원들의 신고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설사 A씨 등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해도 이 사건 신고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공익신고 등에 해당함이 상당하므로 마씨는 이를 이유로 공익신고자인 A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 필요성을 인정해 해당 사건을 관계기관에 이첩했고 경찰도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까지 나아간 점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신고 내용이 허위라거나 A씨 등이 마씨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무단 반출했다는 주장도 증거가 없다고 봤다.

2021년 10월 초순쯤 A씨 등 마씨 한의원 소속 직원들은 권익위에 병원을 비실명 대리 신고했다. 이들은 최대 입원 기간이 끝난 환자의 경우 마씨가 사실상 한 병원처럼 관리하던 다른 한의원으로 환자들을 옮기고 빠르게 퇴원한 환자를 '썩은 고기'라고 부르는 등 병원 내부 부조리 의혹을 고발했다.

신고 내용 중엔 환자들이 두고 간 영수증을 모아 한의원 이용 후기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간호기록지를 원장 가족이 대필하며 수개월 치를 한 번에 썼다는 주장과 탕약 관리부실 의혹도 제기됐다.

신고 약 한 달 뒤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던 경기 김포경찰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를 벌였지만 해당 혐의들에 대해 2022년 10월 최종적으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했다. 수사 결과 신고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이유에서다. 특히 '썩은 고기' 라는 표현과 관련된 부분은 모욕죄가 친고죄인 탓에 환자들이 직접 고발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환자들 영수증으로 후기를 작성해 의료 광고를 게시했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도 불송치 결정됐다. 광고 대행사가 영수증을 이용해 작성한 '좋아요'라는 취지의 간단한 후기를 의료광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불송치 후 마씨 등은 2023년 6월 직원 A씨 등에 대해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재판부의 의견 요청에 "이 사건 신고 당시 객관적인 일반인의 기준에서 공익 침해행위가 존재한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고 회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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