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11일 오후 9시(한국시간)로 바짝 다가왔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선 월드컵 열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다.SBS(15,060원 ▼130 -0.86%)가 이번 월드컵 중계를 독점하면서 과도한 중계료 장사로 무리를 일으킨데다, 기업들마저 월드컵 마케팅으로 잡음을 낸 탓이 크다.
SBS는 국민들의 '시청권' 보장을 위해 방송3사가 합의한 공동중계 원칙을 깨고 단독으로 월드컵 중계권을 따냈다. SBS가 월드컵 중계료로 FIFA에 지급한 중계로는 무려 6400만달러(약 760억원). 이 중계료는 방송3사가 공동중계했을 때 FIFA에 내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라고 KBS는 주장했다.
SBS가 비싸게 지불한 중계료를 회수할 목적인지, 월드컵을 시작하기 전부터 '공공시청권(PV)료를 호텔, 음식점 심지어 거리응원단에게까지 받겠다고 나서 월드컵 거리응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SBS를 향해 '월드컵 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SBS는 단체응원전에는 돈을 받지 않겠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이로 인해 응원 열기는 김이 샜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경기의 인터넷 생중계를 준비했던 포털업체들도 SBS의 무리한 중계료 요구에 난감해하다, 월드컵을 불과 3~4일여 앞두고 인터넷 중계를 합의했다. SBS가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인터넷 중계했을 때보다 3배 비싼 중계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털사이트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 측은 '투자대비 효과가 적다'는 판단 하에 인터넷 중계를 포기했다. 네이트 외에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 중계를 진행하지만 인상된 중계권료를 충당하기 위해 보다 많은 광고가 노출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한 축구팬은 "방송3사가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전파낭비인 듯해도 각 사별 캐스터, 해설을 비교하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매 월드컵 때마다 서울광장을 붉게 물들였던 '거리응원'이 없어질 뻔한 해프닝도 벌어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악마'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지난 7일 이번 월드컵의 길거리 응원을 서울광장에서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주 응원장소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으로 바꿨다. 이에 전 세계적인 월드컵 '명물' 거리응원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곳곳에서 나왔다. 뒤늦게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서울시의 비공식 요청과 기업들의 광고 노출을 배제한다는 합의아래 서울광장에서도 응원하기로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