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야구 '보냐?' 우리는 야구 '한다!"

새벽 1시. 서울 모처 학교 운동장에 불빛이 밝다. 남들은 잠을 자는 이 시간에 야구를 하기 위해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땀을 흘리고 있다. 연신 방망이를 휘두르고 공을 던지는 사람들은 야구 선수들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이다.
이처럼 야구에 미친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프로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치고 달리는 데까지 나아간 이들이다. 전국적으로 2만여 개의 사회인 야구 동호회가 있고 40만 명 이상의 동호인이 주말이면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다.
야구 중고 용품을 거래하기 위해 만든 인터넷 동호회 카페가 27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거대 사이트로 변모했다. 하루 5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해 야구 용품을 거래하고 리그 소식을 전하고 선수를 모집하는 등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 동호회 활동은 여기서 이뤄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이후 불기 시작한 사회인 야구 열풍은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야구 용품뿐만 아니라 야구 관련 교육산업 등 야구 관련 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 카페 '야용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전국에 여러 개 지점을 두게 됐다.
사회인 야구 리그 기록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 커뮤니티 '게임원'에는 300여 개의 리그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한 리그 당 20개 야구 동호회에서 많게는 200여 개가 등록돼 있다. '게임원'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 기록 사이트를 운영하는 리그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1000여 개 사회인 리그가 있다고 추산된다.

1년간 진행되는 리그와 함께 한두 달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회인 야구 대회도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G마켓 사회인 야구대회', '하이트볼 챔피언쉽', '머니투데이 사회인 야구대회' 등 연간 수백 개의 야구대회가 진행돼 사회인 야구 열풍의 한 축을 담당한다.
프로야구는 얼마 전 삼성 라이온스의 우승으로 끝이 났지만 대한민국의 야구 열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은 한겨울에도 운동장에 쌓인 눈을 치우고 언 손을 녹여가며 야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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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아진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보는 야구'는 물론 '하는 야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도 사회인 야구에 입문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은 넘쳐나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회인 야구 열풍은 운동장 부족 등 야구 인프라가 낙후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