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탈리아 대표팀 더그아웃에서 한국 야구팬들에게 매우 반가운 얼굴이 포착됐다. 바로 한화 이글스 출신 알렉산드로 마에스트리(41)가 투수코치로서 이탈리아의 마운드를 진두지휘했다. 이탈리아의 도전은 4강에서 멈췄지만 팀 평균자책점(ERA)는 3.80으로 5.91을 기록했던 한국보다 낮았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4강전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접전을 펼친 끝에 2-4로 석패했다. 7회까지 2-1로 앞서며 이변을 연출할 뻔 했지만, 7회 2사를 잘 잡았지만 3실점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패배로 이탈리아는 사상 첫 4강 도달에 이어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탈리아의 '짠물 투구'다. 이탈리아 마운드는 대회 기간 내내 팀 평균자책점 3.50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뽐냈다. 이는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이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 5.91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마에스트리 코치가 지도한 이탈리아 투수진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상대 타선을 억제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에스트리 코치는 지난 2016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탈리아 국적 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한국 땅을 밟아 화제를 모았던 그 선수다.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9경기에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9.42의 부진을 겪은 끝에 2016년 6월 끝내 방출됐다. 마에스트리 대신 파비오 카스티요가 새롭게 영입됐다.
2021년 5월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마에스트리는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투수코치 중책을 맡았다. 그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KBO리그와 NPB(일본프로야구) 소속 오릭스 버팔로스 등 다양한 야구를 경험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투수진을 탄탄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 '실패한 외국인 투수'로 남았던 마에스트리는 10년 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사령탑의 든든한 조력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프란시스코 서벨리(40) 이탈리아 감독 역시 경기를 마친 뒤 "우리 투수들은 잘해줬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즐비한 팀이다. 실투 하나면 안타로 연결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타자들이 잘 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