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의 이민성 감독이 병역 해결 여부와 상관없이 최정예를 꾸려 대회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부진 여파로 궁지에 내몰린 가운데 꺼낸 승부수다.
17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민성 감독은 병역 해결 여부와 관계없이 U-23 연령대 최고의 전력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할 계획을 세웠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병역특례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최고 동기부여 중 하나였고, 자연스레 '미필' 선수들이 대표팀 중심이 됐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병역 해결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리기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실제 이민성 감독은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진행되는 소집 훈련에도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들을 소집했다. 골키퍼 김준홍(수원 삼성)과 이영준(그라스호퍼)이다. 김준홍은 전북 현대 시절, 이영준은 수원FC 시절 일찌감치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해결하고 각각 해외로 향했던 선수들이다. 비슷한 수준의 경쟁 구도라면 '미필' 선수에게 더 무게가 쏠리겠으나, U-23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포지션의 경우 병역 해결 문제와 상관없이 전력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부임 당시부터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병역특례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지난해 6월 감독 취임 기자회견 당시 "아시안게임은 나도 정말 우승하고 싶다. 아시안게임은 어떻게 보면 선수들에게 중요한 기로인데,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최선을 다해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제는 선수들의 병역 해결과 상관없는 '최정예 전력' 구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정 포지션의 경우 U-23 연령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민성 감독이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준비하는 대회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민성 감독은 앞서 지난 1월 AFC U-23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에 4위에 그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에 패배하는 등 자존심도 구겼다. 사령탑 교체 목소리까지 제기될 정도의 부진이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민성 감독에게 다시 한번 지휘봉을 맡겼다. 대신 당초 계약 기간이던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할 U-21 축구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이 감독에게는 오직 아시안게임 금메달 특명만 내렸다. 3회 연속 한국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정상의 자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이민성 감독 커리어에 치명상을 입는 건 물론,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 연령대 선수들 커리어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물론 앞선 아시안게임에서도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가 참가해 금메달에 힘을 보탠 사례들은 있다.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엔 조영욱(FC서울·당시 김천)이 군인 신분으로 참가해 '조기 전역'했고, 십자인대 파열로 군 면제를 받은 이광연(성남FC·강원FC)도 대회에 나섰다. 또 김천에서 군 복무를 마쳤던 '예비역' 김정훈(FC안양·당시 전북)도 아시안게임 무대를 누볐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인범(페예노르트·당시 아산 무궁화)만이 경찰청축구단 복무 중 참가해 조기 전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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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성 감독은 일본 U-21 대표팀, 미국 U-22 대표팀과 '비공개 연습경기'를 치르는 이번 소집 일정에 군필 선수들뿐만 아니라 양민혁(코번트리 시티) 김민수(FC안도라) 등 8명의 유럽파까지 소집할 정도로 '최정예 전력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이번 기회를 포함해 아시안게임까지 두 차례 소집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민성 감독은) 최상의 선수단을 구축해 직접 발을 맞춰보고 최적의 조합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GK : 김준홍(수원삼성), 이승환(포항스틸러스), 한태희(대구FC)
DF :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 강민준(포항스틸러스), 박경섭(인천유나이티드), 박성훈(FC서울), 배현서(경남FC), 신민하(강원FC), 이현용(수원FC), 최석현(울산HD), 최우진(전북현대)
MF : 김민수(FC안도라,스페인), 박승수(뉴캐슬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이현주(FC아로카,포르투갈), 양민혁(코벤트리시티,잉글랜드), 윤도영(FC도르드레흐트,네덜란드), 강상윤(전북현대), 박승호, 서재민(이상 인천유나이티드), 손정범, 황도윤(이상 FC서울), 조준현(서울이랜드)
FW : 김명준(KRC헹크,벨기에), 이영준(그라스호퍼,스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