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년이라는 시간 동안 KIA 타이거즈의 중심 타선이자 야수 '최고참'으로 군림했던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43)가 푸른 유니폼을 입고 다시 광주 땅을 밟았다. KIA에서 활약하는 동안 우승 반지를 2개나 선사했던 선수였던 만큼 광주 팬들은 최형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형우는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025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해 2년 26억원의 조건으로 '친정' 삼성에 복귀한 뒤 갖는 첫 광주 원정 경기다.
이날 현장의 공기는 평소와 달랐다. 지난 3월 시범경기 당시 대구에서 KIA를 마주한 적은 있었지만, 정식 정규리그 경기이자 9년간 정들었던 안방에서 갖는 재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1-0으로 앞선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3루 측 KIA 응원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90도로 인사했다. 타이거즈 소속으로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2017, 2024)을 함께 일궈낸 KIA 팬들에 대한 진심 어린 예우였다.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KIA 팬들은 적이 되어 돌아온 '해결사'에게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예우를 갖췄다.
타석에서의 재회도 드라마틱했다. 최형우가 마주한 투수는 공교롭게도 KIA의 상징이자 오랜 세월 한솥밥을 먹었던 '대투수' 양현종(38)이었다.
하지만 인사는 잠시였다. 양현종은 9년 만에 다시 '상대 팀 타자'로 마주한 선배 최형우를 상대로 전력투구를 펼쳤고, 최형우 역시 날카로운 스윙으로 맞서며 진검승부를 펼쳤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 입단 후 방출과 재입단을 거쳐 2016년까지 삼성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7시즌을 앞두고 KIA로 이적해 9년간 타선의 기둥 역할을 수행한 뒤, 커리어의 마지막 장을 위해 다시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갔다.
비록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최형우의 광주 방문은 승패를 떠나 양 팀 팬들과 선수단 모두에게 KBO리그의 낭만을 선사한 특별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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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침묵하던 최형우는 8회 승부처에 접어들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팀이 1-3으로 뒤지던 8회 초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날카로운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린 최형우는 9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스리런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이날 최형우의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4타점. 불혹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선구안과 장타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격언을 몸소 증명했다.
2002년 삼성 입단 후 방출과 재입단, 삼성 왕조의 주역을 거쳐 KIA에서의 9년, 그리고 다시 삼성으로 돌아온 최형우. 비록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승패를 떠나 예우를 다한 인사와 압도적인 실력으로 응답한 그의 광주 방문은 KBO리그가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낭만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