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를 골라잡기 위해 승부를 외면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서울SK가 결국 명예와 실리를 모두 잃었다. 논란까지 감수하며 선택한 대진이었지만, 플레이오프(PO) 첫 경기에서 무기력한 참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SK는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6강 PO 1차전에서 고양 소노에 76-105로 완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시리즈 첫 경기에서 29점 차 대승을 내준 SK는 4강 진출 확률 91.1%를 소노에 넘겨주며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번 패배가 더욱 뼈아픈 이유는 불과 이틀 전 불거진 불성실 경기 논란 때문이다. SK는 지난 8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부산KCC를 피하고 소노를 만나기 위해 안양 정관장에 고의로 패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경기 종료 직전 림조차 맞지 않은 자유투와 무기력한 막판 수비는 팬들의 공분을 샀고, 결국 KBL로부터 전희철 감독 제재금 500만 원 부과와 더불어 구단 차원의 경고 징계까지 내려졌다.

논란 하루 뒤 진행된 PO 미디어 데이에서 전희철 감독은 비판 여론 속에서도 "선수들은 플레이오프에만 집중해달라"며 실리를 택했음을 암시했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로 점찍은 소노를 만나 대권으로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SK는 경기 초반부터 소노의 화력에 압도당했다. 정규리그 MVP 이정현(29점)과 신인왕 케빈 켐바오(28점)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특히 외곽 수비가 무너지며 무려 21개의 3점슛을 허용했다.
여기에 주포 자밀 워니는 8점에 묶였다. 방송 중계에 따르면 워니는 작전타임 중 무기력한 분위기 탓인지 "컴온!"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결국 SK는 4쿼터 중반 주전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승리를 향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감수하며 만들어낸 대진이었기에, 이날의 무기력한 대패는 구단의 자존심에 더욱 큰 상처를 남겼다.

더욱 뼈아픈 건 주축 포워드 안영준은 종아리 부상으로 소노전에 뛰지도 못했다. 잔여 경기에서도 반격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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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상대를 골라가더니 결과가 이것인가"라는 등 냉소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승부조작급 사태라는 성토 속에서도 끝내 실리조차 챙기지 못한 SK의 선택은 최악의 악수가 된 모양새다.
단기전에서 1차전 대패는 단순한 1패 이상이다. 명예를 버리고 택한 실리가 참혹한 결과로 돌아왔다. 이미 리그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상황에서 경기력마저 무너진 SK가 남은 시리즈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