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어쩌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지금은 팀을 떠난 손흥민(34, LAFC)와 해리 케인(33, 바이에른 뮌헨)을 보며 하는 생각이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덜랜드에 0-1로 패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데뷔전이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현재 18위로 떨어지면서 정말로 강등권까지 추락했다. 승점 30점으로 같은 라운드 울버햄튼을 격파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2)에 17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제는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로 전락한 토트넘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의 강등 확률은 46.06%까지 치솟았다. 노팅엄은 10.23%, 웨스트햄은 35.56%로 계산됐다. 이미 사실상 강등이 확정된 19위 번리와 20위 울버햄튼(강등 확률 100%) 두 팀을 제외하고, 토트넘이 제일 불리한 상황이 된 것.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발생했다. 안 그래도 부상 병동인 가운데 주장이자 핵심 센터백이 크리스티안 로메로까지 쓰러지고 말았다. 후반 18분 상대 공격수 브라이언 브로비에게 밀리면서 로메로의 무릎과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의 머리가 부딪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로메로는 쉽게 잔디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동료들이 벤치를 향해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마에서 피를 흘린 킨스키는 붕대를 감고 다시 일어났지만, 로메로는 결국 다시 뛸 수 없었다. 눈물 흘리며 벤치로 물러난 로메로는 무릎 내측 측부 인대(MLC)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기 후 영국 'BBC'는 "새롭게 부임 데 제르비 감독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주장 로메로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지나쳐 경기장을 떠났다. 이 모습은 토트넘이 챔피언십으로 추락해가는 시즌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이 '강등될 정도로 약한 팀인가'라는 질문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 지난해 12월 28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14경기 무승이라는 기록이 그 답이다. 이제 더 중요한 질문은 '과연 토트넘은 잔류할 만큼 충분히 좋은 팀인가?'이다. 이날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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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토트넘이 얼마나 벼랑 끝까지 몰렸는지는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4경기 연속 무승(5무 9패)의 늪에 빠져 있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해 12월 말 크리스탈 팰리스전(1-0)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26년 들어 아직도 승리가 없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옵타에 따르면 한 해가 시작된 뒤 토트넘보다 더 긴 무승 행진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팀은 1993년 스윈던 타운(15경기0, 2003년 선덜랜드(17경기), 2008년 더비 카운티(18경기) 3팀뿐이다. 그리고 이 3팀은 모두 강등됐다. 만약 토트넘이 이대로 챔피언십으로 떨어지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이자 1977-1978시즌 이후 49년 만의 2부 강등이 된다.
토트넘 팬들도 자포자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토트넘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는 "챔피언십, 우리가 간다(Here we go)", "2026년 0승, 이제 감독 탓은 못한다. 이건 선수들 문제다", "솔직히 이 팀은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선 안 된다. 그냥 챔피언십 중위권 수준" 등이 댓글이 쏟아졌다.
'전설' 손흥민과 케인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어쩌면 케인과 손흥민이 클럽보다 더 큰 존재였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또 다른 팬 역시 "순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2025년 12월 이후 승리도, 프리미어리그 레벨의 선수 영입도 없었으니 강등권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65 스코어,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