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빅버드로 그라운드로 돌아온 곽희주(45) 동원대학교 감독이 현역 시절 못지않은 투지로 수원 삼성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벤트 매치임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인 곽희주는 "정신력으로 헤쳐 나갔다"라며 여전한 '곽대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OGFC와 수원 삼성 레전드 매치에 모처럼 선수로 출전했던 곽희주 감독은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운동을 너무 오래 쉬어서 준비를 한다고 해도 다칠까 봐 무서웠다"면서도 "확실히 운동장 안의 긴장감이 넘치다 보니 몸이 반응을 잘 해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수원 삼성 레전드팀은 전반 초반 터진 산토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수원은 이운재, 곽희주, 송종국, 김두현 등 전설들이 선발로 나섰고, OGFC 역시 에드윈 반 데 사르,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 라이언 긱스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황금기 주역들이 총출동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역 시절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저명했던 곽 감독은 OGFC와 이벤트 매치에서도 뜨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선발로 나선 곽 감독은 전반 23분경 다리 근육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 아웃됐지만, 후반전 다시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당시를 회상한 곽 감독은 "10분에서 15분 정도 뛸 수 있겠구나 했는데, 전광판이 안 보여서 나중에 보니 22분이나 뛰었더라"며 "근육이 뭉치고 파열되는 느낌이 있어 나왔지만, 조금 회복되니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아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가슴 철렁한 장면도 있었다. 곽 감독은 에브라에게 태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에브라의 무릎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혔다. 이에 곽 감독은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화면을 보니 부딪혔더라"며 "이제 뛰는 게 안 되니까 정신력으로 헤쳐 나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수원 레전드들은 이번 경기를 위해 집 앞임에도 불구하고 합숙 훈련까지 감행하며 진지하게 임했다는 후문이다. 곽 감독은 "형들이 분위기를 만들자고 하셔서 다들 들어오셨다. 오랜만에 규칙적인 합숙 생활을 했다"며 "이제 선수를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 슬렁슬렁하면 제자들이 보고 배울까 봐 더 정신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제자들 중에도 감독님을 통해 축구에 대한 태도를 다시 배우게 됐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레전드들의 열기는 여전하다. 곽 감독은 "아직도 경기에서 못 나오시고 설렘이 남아있는 분들이 많다. 단톡방이 아주 시끄럽다"며 "염기훈, 서정원 감독님 등 다들 다시 레전드 매치를 준비하시려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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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수원 팬들의 함성에 큰 힘을 받았다는 곽 감독은 이제 다시 본업인 지도자 역할에 집중한다. 곽 감독은 "이제 선수가 아니라서 크게 다쳐도 문제는 없는 것 같다"라고 웃으며 "응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팬들에게 큰 추억을 남겨드린 것 같아 다행이다. 이번 주에 있을 동원대의 리그 경기에 다시 집중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