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3일 NC 12-2 키움 (고척)
9-1로 크게 앞선 NC 다이노스의 7회초 공격. 투런 홈런이 터져나와 스코어는 11-1로 더 벌어졌다.
사실 승패에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이는 홈런. 그러나 NC 더그아웃과 3루쪽 원정 관중석이 술렁거렸다. 홈런을 때린 타자가 이날 프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고준휘(19)였기 때문이다.
전주고 출신의 좌타 외야수 고준휘는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32순위에 지명돼 계약금 8000만원을 받고 NC에 입단했다. 시범 10경기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 3타점을 올리며 개막 엔트리 승선에 성공했으나 3경기에서 4타석 3타수 무안타 1볼넷만을 기록한 채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이날 23일 만에 1군에 복귀한 그는 처음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2회 첫 타석 몸에 맞는 볼에 이어 3회 2사 2, 3루에서 원종현을 상대로 기다리던 첫 안타가 터졌다. 2타점 중전 적시타. 김주원 타석 때는 2루를 훔쳐 한 이닝에 데뷔 첫 안타와 타점, 도루를 한꺼번에 이뤄냈다.
끝이 아니었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전준표로부터 볼카운트 2-2에서 8구째에 큰 타구를 날렸으나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파울이 됐다. 이호준(50) NC 감독의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어진 9구째 시속 142㎞ 슬라이더에 고준휘의 배트가 다시 힘차게 돌았고, 타구는 120m를 날아 오른쪽 관중석에 꽂혔다. 데뷔 첫 홈런. 이호준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연신 박수를 치면서 기뻐했다.


알고 보니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선발 데뷔전에서 '멀티 히트(2안타 이상)+홈런+도루'를 모두 달성한 선수는 고준휘까지 역대 단 3명이었다. 최초로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의 신경식(65)까지 소환됐다. 그 다음은 1998년 롯데의 조경환(54)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이 3가지를 한 경기에서 모두 기록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설레고 긴장되는 선발 데뷔전에서 이루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독자들의 PICK!

고준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 순간을 돌아보며 "솔직히 타구를 못 찾아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그냥 우익수 넘어가는 장타가 되겠다 싶었는데 (1루) 코치님이 하이파이프를 해주셔서 '아, 넘어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종 데뷔 첫 기록을 한꺼번에 세운 데 대해서는 "(다시 1군에 콜업돼) 어젯밤 너무 설레어서 잠자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며 "지금도 몸에 소름이 약간 돋는 것 같고 진짜 꿈만 같은 일이 이뤄져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