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러 한 거 아니잖아요. 괜찮아요."
KT 위즈 내야수 허경민(36)이 아픈 와중에도 상대 선수를 아우르는 태도로 1만 관중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KT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7-4로 승리하며 2연패를 탈출했다.
이날 승부처는 양 팀이 4-4로 맞선 7회말이었다. NC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류진욱(30)은 시작부터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샘 힐리어드와 김민혁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김상수가 희생번트로 추가 진루를 만들며 류진욱은 순식간에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다음 타석은 이미 적시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보인 허경민이었다. 류진욱의 시속 148㎞ 초구 직구는 허경민의 어깨로 향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사구였지만, 허경민은 앞선 3회말 이준혁에게 같은 곳을 맞은 터라 1만 312명이 모여있던 위즈파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앞선 사구에도 담담하게 걸어 나갔던 허경민은 이번에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한동안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상태를 살폈다.


KT로서는 허경민의 부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허경민이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지 10경기도 채 되지 않았고, 전날(21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공에 맞아 이틀 동안 벌써 3번째 사구였다.
NC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먼저 NC 주장 박민우(33)가 1루로 걸어 나가는 허경민에게 직접 다가가 미안함을 전했다. 그 다음엔 사구 당사자인 류진욱이 직접 홈-1루 라인까지 직접 내려와 허경민에게 사과했다. 이에 허경민은 류진욱을 다독이며 1루로 걸어 나갔고, 관중석에서는 품격 있는 베테랑의 모습에 박수가 나왔다.
허경민의 이러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허경민은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원정에서도 엄상백(30)의 시속 146㎞ 직구를 얼굴에 맞는 일이 있었다. 모두가 놀란 그때도 자신을 걱정해 홈플레이트까지 다가온 엄상백을 다독이고 위로한 건 허경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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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처럼 이날도 류진욱의 사구는 허경민에게 이미 다 지난 일이었다. 경기 후 만난 허경민은 1루로 걸어나가는 상황을 묻는 말에 "(류)진욱이에게 뭘 여기까지 내려오냐고 했다. 일부러 한 것도 아니지 않나. 하필 오늘 두 번이나 맞아서 아팠을 뿐이다. 지금은 정말 괜찮다"라고 미소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