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나온 캡틴의 기적같은 끝내기 스리런은 벤치의 과감한 결단과 마운드의 역투가 있어 가능했다.
LG는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6-4로 역전승했다.
고졸 신인 박준현(19)의 역투에 5회까지 1안타로 묶이며 속절없이 끌려간 경기였다. 선발 투수 송승기가 3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이유가 됐다.
하지만 이후 벤치의 마운드 운영만 보면 경기를 쉽게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이 새로운 필승조로 공언한 김진수가 4회초 1사 1, 2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송승기가 순식간에 4점을 내주고 다시 1번 타자부터 시작하는 대량 실점 위기였다. 그러나 염 감독이 인정한 배짱답게 김진수는 2구 만에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베테랑 안치홍에게도 초구부터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넣더니 같은 곳에서 커브를 뚝 떨어트려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이후에도 LG 타자들은 범타로 일관했지만, 마운드에서는 계속해서 필승조가 투입됐다. 5회에는 김진성이 공 12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6회에는 좌완 김윤식이 공 11개로 정리했다.

뒤늦게 타자들도 응답했다. 여전히 0-4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박준현에게 중전 안타, 오지환이 우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로 지리했던 0의 행진을 깼다. 뒤이어 천성호가 과감한 승부로 2구째 커브를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하며 박준현을 마운드 밖으로 내보냈다.
LG가 3-4, 한 점 차로 추격하자, 키움도 위닝시리즈를 위해 필승조를 가동했다. 조영건이 급한 불을 끄고 김서준, 원종현이 7회부터 차례로 등판했다. 이에 염 감독은 8회 우강훈에 이어 새 마무리 손주영까지 9회 마운드에 올리며 확실한 뜻을 선수단에 전달했다. 보통 마무리 투수들이 최소 동점 상황에서나 9회 등판한다는 걸 떠올리면 승부수라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때를 떠올린 손주영은 "(김)진수랑 (김)진성이 형이 나가면서 4대0인데도 무조건 이기겠다는 팀의 의지가 보였다. 2점 차나 1점 차로 밀리고 있어도 '나가겠구나'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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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또 타자들이 3점을 따라가 주면서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준비할 수 있었다. 뒤에 공격이 남았기 때문에 이전과 똑같이 '1점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등판을 준비했다. 9회초 던지고 내려온 뒤엔 역전해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준비된 마무리 손주영은 전날(23일) 16구 투구에도 기백을 보였다. 9회 첫 타자 박수종을 중견수 뜬공, 김건희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권혁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마지막 타자 서건창에게는 이날 최고 구속인 시속 151㎞ 빠른 공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결과는 2만 3750명의 만원 관중이 본 그대로였다. 9회말 2사에서 대타 이재원이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에 전력질주로 기회를 이었고, 홍창기는 볼넷을 골라냈다. 그리고 주장 박해민은 올해 첫 홈런이자 커리어 첫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면서 기적 같은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해민은 "(손)주영이가 올라가길래 감독님이 이 경기를 무조건 잡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나도 선수들에게 나까지 (타석을) 보내달라고 했다. 그 뒤에 (이)재원이의 안타가 행운의 2루타가 되면서 우리에게 운이 왔다고 생각했고 자신 있게 쳤다"고 돌아봤다.
염 감독 역시 "우리 승리조 6명 김진수, 김진성, 김윤식, 김영우, 우강훈, 손주영이 자신의 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졌다"고 불펜 투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그 공헌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