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이 이상한(weird) 주간이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에이스' 라일리 톰슨(30)이 팀을 승리로 이끈 괴력의 투구에도 완벽하게 웃지 못했다. 최근 팀을 떠난 '형 같은 동료'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35)에 대한 짙은 그리움과 복잡한 심경 때문이었다. 심란했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라일리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13탈삼진 2실점 투구로 펼쳐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라일리는 1회부터 4회까지 무려 12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채우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8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라일리의 표정에는 기쁨보다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라일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늘 경기는 전반적으로 약간은 묘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몸 상태나 컨디션이 엄청 좋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결과가 정말 잘 나왔다. 어쨌든 정말 멋진 기록이자 성과인 것 같다"며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
압도적인 투구 내용에도 라일리의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다. 지난 26일 키움전을 끝으로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나게 된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부재였다.
라일리에게 데이비슨은 단순한 동료 그 이상이었다. 라일리는 "사실 이번 주말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시간이다. 이번 주 자체는 정말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고, 그가 떠났다는 게 아직도 사실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라며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정말 보고 싶을 것 같다. 나는 그를 많이 의지하고 존경했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라일리가 털어놓은 이들의 인연은 각별했다. 라일리가 지난 2025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에 발을 디뎠을 때, 먼저 리그를 경험했던 데이비슨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라일리는 "처음 KBO 리그에 내가 왔었고, 데이비슨이 먼저 있었던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 초반 개인적으로 잘 던지지 못해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때마다 데이비슨은 항상 나를 격려해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야구장 안 특히 필드에서 영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가 곁에 있다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힘이 되었다"는 고마움을 표했다.
두 가족 역시 친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나눴다. 라일리는 "데이비슨의 가족과 우리 가족은 정말 가깝게 지냈다. 내 아들과 데이비슨의 자녀, 그리고 아내끼리도 모두가 정말 친하게 지냈다. 서로에게 정말 큰 버팀목이 되어준 그룹이었기 때문에 그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질 것 같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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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웨이버 공시된 데이비슨이 키움으로 이적해 KBO 리그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현실이 된다면 라일리는 가장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친한 형'을 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이에 대해 라일리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데이비슨은 저에게 친형 같은 존재다. 그래서 지금 당장 그와 마주 서서 투타 맞대결을 하면 어떨지 말씀드리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그때 가서 다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차가운 에이스지만, 동료를 향한 정은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라일리. 평소와 같지 않는 기분 속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해낸 라일리가 데이비슨의 빈자리를 가슴에 품고 남은 시즌 어떤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