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계속되는 폭염으로부터 선수와 팬은 물론, 야구 경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최근 부산·경남 지방에는 최고 41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로 폭염 관련 최고 단계인 폭염 중대 경보가 발효됐다. 폭염 중대경보는 올해 6월 1일부터 새로 도입된 폭염특보의 최고 단계로, 이틀 동안 체감온도가 최고 35℃ 이상이 관측된 지역이나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8℃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지난달 31일에는 사직야구장 그라운드 지열이 71도까지 치솟았던 상황에서도 롯데-삼성전이 진행됐다. 결국 롯데 황성빈이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포수 손성빈은 미열과 구토 증세를 보여 2회 만에 교체됐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하루 만에 새로운 폭염 대책을 내놓았다.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경우 안전을 고려해 지연개시를 포함해 취소 여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그에 따라 1일 부산 삼성-롯데, 창원 KIA-NC전에서 올해 첫 폭염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제 프로야구의 폭염 대책은 단순히 물을 뿌리고 얼음팩을 준비하는 수준에 머물 수 없게 됐다. 그런 가운데 롯데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폭염 대책이 눈길을 끈다. 롯데는 이미 2년 전부터 사직야구장 외부에 더위 쉼터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쿨링 용품을 배포하며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실제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넘기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존보다 한층 세밀한 대응이 필요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8℃에 이르면 전체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뚜렷하게 상승한다. 지난해와 올해 야구장에서도 관중이 의식을 잃거나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잇따랐다.
롯데도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방안을 내놓았다. 일단 햇빛을 가리는 데 그쳤던 더위 쉼터를 시원한 컨테이너로 탈바꿈시켰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올해 우리 구단은 팬들을 위한 더위 쉼터를 외부에 3개소, 내부에 1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냉방 효율을 높이고 더 많은 분이 들어갈 수 있게 예년보다 시설을 확장했다. 또 내부에 온열 환자 대기실과 응급 치료 인력들도 배치해 위급한 상황이 나올 시 바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매년 더위기 심해지는 만큼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수단을 위한 지원도 강화했다. 구단은 그라운드에 수시로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선수들에게 개인용 선풍기와 얼음팩을 제공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복날을 전후해서는 선수단의 체력 회복을 돕기 위한 특식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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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호응이 가장 큰 시설은 라커룸에 마련된 냉탕이다. 롯데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 전후에 수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냉탕을 준비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폭염 속에서 상승한 체온을 빠르게 낮추고 회복을 돕기 위한 조치다.


롯데의 배려는 선수와 관중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뙤약볕 아래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그라운드 키퍼와 경호 인력, 주차 관리 요원 등 협력 업체 근로자들을 위한 별도 휴게 부스도 마련했다.
현장 근로자들에게는 선풍기가 부착된 냉감 조끼를 지급했다. 한 사람이 장시간 야외에서 근무하지 않도록 근무 인력의 교대 주기를 줄이고 로테이션도 강화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폭염 대책을 마련하면서 협력 업체 관계자들의 근무 환경도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라운드 키퍼, 경호, 주차장 관리자 등 햇볕에 노출된 채 근무하는 분들의 안전도 선수와 팬들의 안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들에게 냉감 조끼를 모두 지급하고, 협력 업체에 근무를 최대한 유연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사람이 오랜 시간 근무하기보단 로테이션을 자주 해서 온열질환과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롯데가 팬들이 머무는 관중석 밖 더위 쉼터부터 현장 근로자들의 냉감 조끼와 근무 로테이션까지 보호 범위를 넓히면서 사직야구장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야구를 즐길 확률은 조금 더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