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영 키즈' 박정현(22·하림)이 스승 김가영이 보는 앞에서 당당히 우승의 꿈을 이뤘다. 이젠 여제를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박정현은 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0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강유진(34)을 세트 스코어 4-2(11-9, 4-11, 11-5, 8-11, 11-4, 11-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5-2026시즌 LPBA 투어에 뛰어든 박정현은 종전 최고 성적인 5위(8강)를 훌쩍 뛰어넘더니 LPBA 데뷔 첫 우승까지 차지하며 상금 4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데뷔 후 413일 만에 정상에 오른 박정현은 시즌 랭킹에서도 11위(4000점)에서 2위(2만 4000점)까지 뛰어올랐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8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를 상대로 애버리지 1.947을 기록,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을 수상하며 상금 200만원을 받았고 16강에선 임경진(브레이커스)을 상대로는 2세트에 퍼펙트큐(1이닝 모든 득점)를 성공하며 완벽한 우승을 장식했다.
128강에서 민정희를 25-14, 64강에선 하야시 나미코를 25-9로 돌려세우더니 32강에선 히다 오리에와 2-2 접전 끝에 승부치기 끝에 16강에 올랐고 임경진(3-1), 백민주(3-1)를 차례로 돌려세운 박정현은 스승 김가영을 제압한 한슬기를 4강에서 3-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나섰다.

선수 겸 해설위원 강유진과 격돌한 박정현은 1세트 4-5로 끌려갔으나 9이닝에서 5점 장타로 역전한 뒤 25분의 혈투 끝에 승리를 챙겼다. 이후 2세트를 내준 박정현은 3세트를 챙겨온 뒤 다시 4세트를 내줬다.
팽팽한 상황에서 5세트 힘을 냈다. 5이닝 만에 11-4로 끝낸 박정현은 6세트엔 첫 이닝부터 1-5-1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7-2로 격차를 벌린 후 5이닝에서 3득점해 10-2 챔피언 포인트를 만들더니 옆돌리기 배치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11-2로 경기를 마치고 포효했다.
16세 때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통해 포켓볼로 당구에 입문한 박정현은 17세부터 3쿠션으로 전향했다. 김가영의 길을 그대로 따라나선 '김가영 키즈'의 대표주자다. 3쿠션 무대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고 아마추어 국내 랭킹 2위까지 오른 박정현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우선 등록을 통해 LPBA 프로무대로 전향했다. 앞선 대회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김가영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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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차지한 박정현은 "대회 전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게 현실인가?'라는 느낌이다.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 눈물을 보였던 박정현은 "우승하기 전까지 믿어주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 눈물이 흘렀다. 응원해준 팀원들과 그동안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8강이라는 벽을 넘었고 퍼펙트큐, 웰컴톱랭킹까지 모두 차지했다.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까지 완벽했던 대회였다. 스스로도 만족도는 100%였다. 박정현은 "이긴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득점하는 것만 생각했더니 집중도 잘되고 연습한대로 잘 나왔다"며 "이번 시즌엔 16상에서 계속 졌다. 16강에서 '이건 16강이 아니다', '공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고 8강에서도, 4강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했다. 결승 때는 중간에서야 '결승이 아니다, 지고 있고 집중하자'라고 생각해 뒤집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프로에 데뷔한 지 이제 두 번째 시즌이지만 힘겨운 시간을 겪었다. "대회를 치를수록 우승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번 8강에서 질 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는 박정현은 이번 대회 우승의 경험이 커다란 자산이 됐다. "선수 생활이 짧기 때문에 경험이 크게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켓볼 선생님이자 3쿠션에선 선망의 대상이 된 '여제' 김가영도 큰 힘이 됐다. "어제 (김)병호 프로님과 가영 쌤 두분이 다 전화해주셨다. '7전 4선을 처음 해봐서 조언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방심하지 말고 집중하면서 치던 대로 쳐라, 네 공을 믿고 쳐라'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청출어람을 꿈꾼다. 첫 우승을 이룬 박정현에게 남녀부를 통틀어 최다승 주인공인 19승의 김가영은 여전히 너무도 높은 벽이다. 그럼에도 박정현은 "장기적인 목표는 가영 쌤이 이뤘던 업적들을 넘어서는 것 너무 오래걸릴 것 같다"면서도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배운다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