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KBO리그에서 '마황'을 못 볼 뻔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9)은 소래고 졸업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되지 않자 야구를 포기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만류로 경남대에 진학한 그는 4년 뒤 롯데에 입단하며 오늘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황성빈 HOT 인터뷰]
① 황성빈 올스타전 뒷얘기 "감독님께 '강아지 산책하려면 주인이 필요하다'고 부탁드렸죠"
② '마황' 못 볼 뻔 "지명 안 돼서 야구 포기하려다 대학행, 학자금 대출은 계약금으로 다 갚았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 이제 과거 얘기를 좀 하죠. 201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지명이 안 됐는데요.
▶ 네, 그렇죠. (고교) 성적은 괜찮았어요. 그래서 내심 낮은 라운드를 기대하긴 했었는데... 굉장히 속상했습니다.
- 많이 힘들었겠습니다.
▶ 지명이 안 되고 대학 진학 여부에 대해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아예 (야구를) 그만두려고. 왜냐하면 4년을 투자한다 한들 미래가 불투명하잖아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 그리고 동생이 둘(2남 1녀 중 장남)이나 있어서 이 정도면 부모님이 제 뒷바라지 다 해주셨는데 결과물을 들고 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 결국 경남대에 가게 됐는데요.
▶ 부모님이 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 어린 나이에 객기로 "그럼 4년 동안 등록금은 내가 내겠다. 이걸 허락해 주시면 대학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4년 동안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내고 프로 입단 계약금(7000만원) 받은 뒤 일시불로 다 갚았습니다. 제가 스무 살에 스스로와 처음 했던 약속이고, 그걸 지켰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 4년 뒤인 2020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44순위)에 롯데에 지명됐습니다. 그때는 예상을 했었나요.
▶ 지명은 받을 것 같았습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초대를 받아 드래프트 현장에 있었거든요. 그리고 대학교 때 성적이 워낙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아직도 기억하는데 4년 통산 70경기에서 안타 111개에 타율 4할 1푼을 치고 85도루를 했거든요. 사실 라운드가 더 높았다면 좋았겠지만 일단 프로에 가는 게 어렸을 때부터 정해놓은 첫 번째 목표였으니까 그냥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던 것 같습니다.
- 그러고 입단하자마자 2020년 4월에 현역으로 군대를 갔습니다.
▶ 첫해 1군에 가지 못하고 2군에서 준비를 했습니다. 처음엔 1년 정도 해보고 입대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는데 그해 정규시즌 개막이 코로나19 때문에 5월 5일로 늦춰졌거든요. 그러자 구단에서 "군대를 빨리 갔다 오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봐 주셨고, 고민을 좀 하다가 어차피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도 해서 바로 병무청에 아무 날이나 선착순으로 입대할 수 있는 사이트에 클릭했는데 한 번에 성공을 해서 13일 뒤에 입대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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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단 후 등번호가 여러 번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0번은 어떻게 달게 된 건가요.
▶ 신인 때 0번이었고요. 군대 갔다 와서는 (2022년) 40번이었어요. 그러다 2023년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대도 출신이신 전준호(57) 코치님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싶어서 1번으로 했는데 그해 공교롭게 부상도 당하고 성적이 안 좋았어요. 그때 (안)권수(33) 형이 팀을 떠나서 2024년부터 그 형이 쓰던 0번을 달게 됐습니다.

- 그런 시절을 지나 이제 팀내에서도 어느덧 고참급이 됐네요. 특히 롯데의 유명한 '윤나고황' 중에선 가장 선배인데 책임감도 클 것 같습니다. (윤동희 2003년생, 나승엽 2002년생, 고승민 2000년생, 황성빈은 1997년생이다)
▶ 작년에 저희가 다 너무 (야구를) 못해서.... 일단 제 아래 젊은 선수들과는 서로 사적으로 많이 보기도 하고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워낙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제가 리드오프를 자주 맡으니 그 세 명의 선수들(윤나고)이 거의 제 뒤 타순에 있는데요. 저만 어떻게든 출루하면 뒤 타자들이 잘 치기 때문에 홈까지 불러줄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얼마 만큼 베이스를 밟을 수 있느냐에 따라 팀의 공격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
-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나요.
▶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후배들이 나이에 비해 엄청 어른스럽다는 감정을 제가 많이 느끼거든요. 저는 그 나이대에 그렇게까지 생각 못했는데 하면서 저도 보고 배우는 게 있습니다. 그런 게 단체 스포츠의 긍정적인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별명이 '마황(마성의 황성빈)'인데요. 마음에 드나요.
▶ 예, 좋아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별명인 것 같고, 약간 뭔가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도 들고요.
[황성빈 HOT 인터뷰]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