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적응을 완벽히 끝낸 우리카드 우리 WON 배구단 아포짓 스파이커 하파엘 아라우조(35)가 더 나은 2년 차 시즌을 기대했다.
아라우조는 최근 인천광역시 송림체육관 인근의 우리카드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꾸준히 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는 휴식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지난 3개월을 돌아봤다.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입국한 아라우조는 입국 소감으로 "오는 동안 비행기에서 생각해봤는데 김치가 너무 그리웠다. 빨리 구단 식당에 가서 김치랑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우리카드 식당 관계자와 전담 통역 직원에 따르면 아라우조는 딱히 가리는 음식 없이 다 잘 먹었다. 김치처럼 매운 음식을 포함해 산낙지도 선뜻 먹을 만큼 한국 음식에 진심이었다. 그가 피한 건 내장류뿐이었다. 인터뷰한 날도 한국 음식으로 지친 체력을 회복했다.
아라우조는 "쌀밥에 김치, 반찬과 돼지고기를 같이 먹는 그 느낌이 정말 그리웠다. 김치는 고기와 정말 잘 어울린다"며 웃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비빔밥과 닭강정 사이를 계속 왔다 갔다 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그는 정규리그 36경기 142세트에서 809득점으로 리그 3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 52.13%로 4위, 세트당 서브 0.401개로 3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자리하며 우리카드의 봄 배구를 이끌었다. 활약을 인정받아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코트 밖 적응도 순조로웠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음식과 생활 환경 적응은 긴 시즌을 버티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아라우조는 이제 한국 음식을 먼저 찾을 정도가 됐다. 그는 "이번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시차 적응을 제외하면 모든 게 첫해보다 훨씬 쉬웠다. 음식이나 생활 등 여러 면에서 이미 많이 적응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도 굳이 한국 음식을 찾아 먹지는 않았다. 오히려 재계약이 확정된 뒤에는 다시 한국에 돌아올 것을 알았기에 브라질 음식에 집중했다. 아라우조는 "브라질에서는 쌀과 콩을 일상적으로 많이 먹는다. 특히 브라질식 콩 요리를 많이 먹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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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은 분명 장점이지만 아라우조는 그 편안함을 오히려 경계했다. 그는 "처음 새로운 리그에 오면 모든 것이 새롭다. 사람들과 선수들의 스타일, 플레이 방식, 문화까지 알아가야 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면서도 "지금은 훨씬 편해졌지만 '이제 다 알고 있고 사람들이 나를 믿으니까 괜찮다'고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나 자신을 더 밀어붙여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책임감도 한층 커졌다. 지난 시즌 아라우조와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알리 하그파라스트(22)가 해외 진출을 택하면서 우리카드는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로 이란 출신 미들블로커 마틴 아흐메디(등록명 마틴·25)를 영입했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이상현(27)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택이다. 자연스럽게 아라우조와 국내 공격진이 짊어질 공격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아라우조는 부담이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아포짓이다. 원래부터 득점을 비롯한 책임을 안고 뛰어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너무 큰 압박을 느끼려고 하지 않는다"며 "물론 알리는 지난 시즌 우리 팀의 중요한 선수였다. 하지만 마틴이라는 새로운 선수가 왔고 기존 선수들도 있다. 우리 팀의 수준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마틴도 아직 본격적으로 함께 훈련하진 않았지만, 힘있게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길 바라고 있다. 블로킹은 물론이고 공격적인 부분도 기대된다. 단지 지난 시즌과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접근해야 한다. 다른 스타일에 맞춰 적응하면 된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험 많은 외국인 선수로서 역할도 알고 있다. 아라우조는 한 시즌 동안 어린 선수들도 쉽게 다가가는 친한 형이 됐다. 처음 외국 생활을 하게 된 마틴에게도 한국 적응을 완벽히 끝낸 아라우조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라우조는 "팀에서 경험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인 만큼 경기력뿐 아니라 에너지나 분위기에서도 무엇인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을 이끄는 선수 중 한 명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해외 생활을 많이 해봤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적응이 조금 빨랐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마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똑같이 매일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배구 외적인 것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그에게 힘을 주는 또 다른 존재는 가족이다. 매 경기 아빠를 응원하기 위해 장충체육관을 찾는 아들 벤토는 이제 우리카드 홈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아라우조는 그래서 조금 더 먼 미래까지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아라우조는 "나도 한국을 정말 좋아하고 가족들도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가능한 한 오래 한국에서 뛰고 싶다. 결국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더 오래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충이(우리카드 팬 애칭)'들과 재회도 기대했다. 아라우조는 "정말 놀라운 팬들이었다. 지난 시즌 팬들이 해준 것 이상을 바랄 수 없을 정도다.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시즌 후반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팬들의 지분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보내주는 응원뿐 아니라 SNS 댓글 등 온라인에서도 항상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시즌처럼 계속 우리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이 지난 시즌처럼 팀을 응원하고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