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점 괴물’ 실바 있는데 왜? 우승 세터 김지원의 새로운 선언 “실바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1000점 괴물’ 실바 있는데 왜? 우승 세터 김지원의 새로운 선언 “실바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OSEN 제공
2026.09.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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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세터 김지원은 지난 시즌 우승의 기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일본 전지훈련에 임했다. 안혜진의 이탈과 박사랑의 영입으로 책임감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쿼터 타나차와의 호흡 맞추기와 일본 배구 경험을 통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실바에게 집중된 공격 비중을 낮추고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해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배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OSEN=손찬익 기자] “제가 직접 뛰면서 우승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감회가 남달랐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세터 김지원(25)에게 지난 시즌 우승은 쉽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뒤에도 한동안 실감이 나지 않아 경기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봤다. 그제야 ‘우리가 정말 우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 달콤한 기억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12일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김지원은 “이제 우승에 취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선수단 안에서도 지난 시즌 우승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V리그 7번째 시즌을 맞는 김지원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안혜진이 이탈하면서 세터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

고교 시절 공격수와 세터를 모두 경험한 김지원은 여전히 세터가 어려운 자리라고 했다. 그는 “체력적으로 더 힘든 포지션을 꼽으라면 공격수지만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단연 세터”라며 “사실 세터는 내가 빛나는 포지션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의 손끝에서 시작된 공격이 득점으로 완성될 때 세터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있다.

김지원은 “좋은 토스로 상대 블로커가 한 명만 따라붙거나 아예 없는 상황을 만들어 공격수가 점수를 낼 때 정말 짜릿하다”고 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아시아쿼터로 새롭게 합류한 타나차 쑥솟(태국)과의 호흡이다.

오랫동안 함께한 지젤 실바와는 이제 많은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원하는 공을 알 정도로 익숙하다. 반면 타나차는 새로운 유형의 공격수다.

김지원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스타일이라 색다르고 아직은 조금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훈련 때마다 대화를 늘리고 있다. 타나차가 선호하는 공의 높이와 스피드를 묻고 직접 토스를 맞춰보며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일본 전지훈련도 김지원에게 좋은 공부가 되고 있다. 빠르고 정교한 일본 배구를 직접 상대하면서 세터로서 시야를 넓히고 있다.

그는 “일본 팀과 경기하면 정말 빨라서 정신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그 속도에 적응하고 나면 내가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일본은 워낙 세터들이 좋아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올 시즌 GS칼텍스에 합류한 일본인 이시이 스구루 코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시이 코치는 세터를 전담한다.

김지원은 “평소에는 정말 재미있는 분인데 훈련에 들어가면 굉장히 진지하다”며 “어제 훈련이 끝난 뒤 나를 부르시길래 토스 컨트롤에 관한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상대 플레이가 빠르다 보니 덩달아 내 플레이까지 급해졌다고 하시더라. 경기 전체를 크게 보고 조언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경쟁자도 생겼다. GS칼텍스는 지난 4일 트레이드를 통해 SOOP에서 177cm 장신 세터 박사랑을 영입했다. 김지원은 경쟁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목표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보다 성장했다는 평가, 그중에서도 ‘플레이가 다양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

GS칼텍스는 최근 세 시즌 동안 실바가 매 시즌 1000점 이상을 책임질 만큼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실바라는 확실한 무기를 살리면서 다른 공격수까지 고르게 활용하는 게 김지원의 새로운 과제다.

“실바만 바라봐서는 안 되지 않느냐”. 김지원은 “다른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하면서 상대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처음 맛본 우승의 기쁨은 이제 추억으로 남겨뒀다. 김지원의 시선은 ‘우승 세터’라는 타이틀이 아닌, 한 단계 더 성장한 세터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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