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가 도움 되겠어?"→"내년 선발 때 더 잘할 수 있다" 손주영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1점 차 승부에 깨달은 '공 하나의 소중함'

"마무리가 도움 되겠어?"→"내년 선발 때 더 잘할 수 있다" 손주영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1점 차 승부에 깨달은 '공 하나의 소중함'

김동윤 기자
2026.09.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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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손주영 선수가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마무리 보직 변경을 통해 야구 인생의 값진 자산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1점 차 승부의 긴장감 속에서 공 하나의 소중함과 심리적 통제력을 배웠으며, 이러한 경험이 내년 선발 복귀 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세이브 부문 2위를 기록 중인 손주영은 남은 시즌 30세이브와 50이닝 달성을 목표로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LG 손주영이 16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LG 손주영이 16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처음에는 '마무리가 선발에 뭐가 도움 되겠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보직 변경이 어느덧 손주영(28·LG 트윈스)의 야구 인생에 값진 자산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처음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은 손주영은 이제 내년 선발로 돌아갔을 때 더 좋은 투수가 될 자신이 생겼다.

그 자신감을 보여준 경기가 지난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손주영은 LG가 3-2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우강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박건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안타 하나면 동점, 장타라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손주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서호철과 끈질긴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았다. 동시에 포수 이주헌이 곧장 3루로 공을 던졌고 구본혁이 베이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오태양을 태그했다. NC의 히트 앤드 런을 대비해 미리 준비한 플레이가 적중하면서 순식간에 이닝이 끝났다.

9회에는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천재환과 김형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 이번에도 안타 하나면 1점 차 리드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손주영은 다시 버텼다. 권희동을 몸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신재인을 5-4-3 병살타로 유도했다. 두 차례 블론세이브 위기를 모두 넘긴 손주영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8번째 세이브를 완성했다.

LG 손주영이 15일 창원 NC전 승리 후 포수 이주헌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손주영이 15일 창원 NC전 승리 후 포수 이주헌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16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손주영은 "1점 차에 주자들이 나가 있으니까 힘들었다. 원래 3-0이었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그렇게 바뀌었다"며 "1점만 들어와도 블론세이브니까 긴장감이 많이 올라왔다. '막아야겠다. 못 막으면 내가 다 먹는다'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영락없는 마무리 투수의 생각이다. 시작은 달랐다. 염경엽(58) LG 감독이 손주영의 마무리 전환을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마무리 유영찬(29)이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고 기존 필승조에서도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한 끝에 꺼낸 카드였다.

더구나 손주영은 2년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20승을 거두고 태극마크까지 단 좌완 선발 자원이었다. 시즌 직전 내복사근 부상까지 당해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손주영은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5월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세이브 상황에 등판하기 시작했고, 5월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7월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는 1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첫 고비도 찾아왔다. 7월 초부터 매 경기 주자를 내보내는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LG도 8연패에 빠지며 1위에서 3위까지 내려앉았다. 누구보다 책임감을 크게 느낀 사람이 손주영이었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 달라졌다. 단순히 강한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 마무리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손주영은 "마무리는 공 하나로 끝날 수 있는 자리다. 나도 1년 차라 더 완벽하게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며 "초중반에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볼넷이 많았다. 3점 차, 4점 차에서는 안 그러는데 1점 차에서는 그랬다. 결국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LG 손주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손주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공 하나의 의미가 달라지자 타자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손주영은 "짧은 순간에 '뭘 던져야 하지', '타자가 이런 반응을 보였으니까 다음에는 뭘 던져야 하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고 했다. 마무리 전환 당시 가장 걱정했던 건 미래였다. 올해를 이렇게 보내고 다시 선발로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손주영은 "시즌 중반에는 '내가 이렇게 하다가 내년에 선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그런데 한 달 전쯤부터 달라졌다"라며 "처음에는 '마무리 경험이 선발에 뭐가 도움이 되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8일 경기 전까지 손주영의 성적은 39경기 1승 무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1.85, 43⅔이닝 47탈삼진. 세이브 부문 2위로 선두 김재윤(36·삼성 라이온즈)을 4개 차로 쫓고 있다. 하지만 세이브왕보다 분명한 목표가 있다. 손주영은 "일단 어떤 상황이든 나가면 블론 세이브 없이 막는 게 목표다. 또 삼성이 워낙 잘해서 (2위 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남은 16경기를 나서려고 한다"고 웃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30세이브만 하고 싶다. 원래 목표는 20개였는데 페이스가 빨라서 30개만 하면 완벽한 한 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30개를 일단 채우면 최대한 많이 쌓고 이닝도 50이닝은 채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다음은 다시 선발이다. 손주영은 "내년에 마무리를 한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내년에는 (고)우석이가 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고민 끝에 맡은 마무리에서 어느덧 28개의 세이브를 쌓았다. 그러나 손주영에게 더 큰 수확은 경험에 있다. 1점 차,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 공 하나의 무게를 배운 경험이다. 다시 선발 마운드에 설 2027년의 손주영이 올해와 같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이유다.

물론 그전에 마무리로서 임하는 가을야구를 맘껏 즐길 생각이다. 얼마 전 돌아온 친구 고우석은 든든한 우군이다. 손주영은 '최근 LG 경기에서 벌써 가을야구 느낌이 난다'는 말에 "나는 날씨가 너무 시원해져도 별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가을야구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고)우석이가 같이 못 뛰는 게 조금 아쉬울 뿐 정말 재미있게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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