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언제까지 '군메달'에 목매야 하나? '단 1번' AG로 병역 면제라니... 이제 올림픽+WBC+프리미어12 합산 '병역 포인트제' 도입할 때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대체 언제까지 '군메달'에 목매야 하나? '단 1번' AG로 병역 면제라니... 이제 올림픽+WBC+프리미어12 합산 '병역 포인트제' 도입할 때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2026.09.2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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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으나 선수들은 병역 혜택과 관련된 극도의 중압감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일본의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상대로 패배할 경우 쏟아지는 비난과 병역 문제로 인해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번트 작전 등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이에 단일 대회 성적이 아닌 올림픽, WBC, 프리미어 12 등의 성적을 합산하는 병역 포인트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포수 조형우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에서 7회말 일본 사토의 안타때 2루주자 아이자와를 홈에서 득점을 허용했다.   100구를 넘겨 교체되며 아쉬워하는 곽빈.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포수 조형우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에서 7회말 일본 사토의 안타때 2루주자 아이자와를 홈에서 득점을 허용했다. 100구를 넘겨 교체되며 아쉬워하는 곽빈.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주장 노시환 등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6.09.27.  주장 노시환, 김도영, 곽빈, 김주원, 문보경, 조형우.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주장 노시환 등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6.09.27. 주장 노시환, 김도영, 곽빈, 김주원, 문보경, 조형우. /사진=강영조 cameratalks@

한국 야구가 지난 27일 진땀 승부 끝에 일본을 3-1로 제압하고 아시안게임 5연패(連?)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 위업에는 어두운 면이 있었다. 선수단의 '절대 패해서는 안 된다'는 극도의 부담감 때문이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된 이래 한국은 단 두 번을 제외하면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결정적 이유는 병역 혜택과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였다.

매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가장 큰 경쟁 상대였던 일본은 사회인 야구(실업 야구) 선수들이 출전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아시안게임은 비교적 손쉬운 상대와 맞붙어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까지 받는 대회로 기억된다.

이 때문에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중압감은 매우 크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고도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패했을 때 쏟아지는 비난이 그 부담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게임 슈퍼 라운드 1차전에서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일본에 0-5로 패했다. 일본 투수 히구치 신의 호투가 빛나기는 했지만, 한국은 당시 결정적인 순간마다 병살타 3개를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에서는 일본 사회인 야구 선수들에게 패했다는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반드시 이겨 명예 회복을 해야 하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스몰 볼' 전략으로 임했다. 슈퍼 라운드 1차전에서 나왔던 병살타를 의식해서인지 한국은 결승전에서 무려 5차례나 번트를 시도했다.

물론 7회까지 한국이 1-0의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었고 선발 투수 곽빈의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번트 작전은 한편으로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이는 한국에 아시안게임은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크게 잃는 대회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8회 결승타를 뽑아낸 김도영도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그는 "못 치면 '진짜 죽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벼랑 끝까지 몰아 놓은 상태에서 결과를 냈는데 생명이 연장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직전에 코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2029년에 MLB(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도영에게 아시안게임은 매우 중요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병역 혜택을 받아야 MLB에 진출하는 데 큰 장벽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표팀의 그 누구보다 절박했다. 한편 한국의 중심타자로서 그의 부담감도 매우 컸다. 하지만 27일 일본과 결승전을 앞둔 상황까지 그는 19타수 4안타(2할1푼1리)에 그쳤다. 결승전 8회에 결승타를 치고 그가 매우 큰 세리머니를 했던 이유다.

선발투수 곽빈과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 9회말 수비를 마무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선발투수 곽빈과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 9회말 수비를 마무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과 명예 이상으로 병역 혜택 여부가 중요하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군메달'이라고 부른다. 특히 야구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타이완 외에는 한국을 위협할 만한 팀이 없어서 이런 인식이 더 강하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시작한 건 1998 방콕 대회부터였다. 하지만 2018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 과정과 병역특례 논란으로 대표팀 선발 기준이 변경됐다.

현재는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가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주축을 이룬다. 여기에 이와 같은 제한에 구애받지 않는 와일드카드 선수가 최대 3명까지 뛸 수 있다.

2018년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리그도 중단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에 일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목적으로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다는 따가운 시선과 시즌 중 장기간 리그를 중단하는 것에 대한 야구팬들의 비판적 여론을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안게임 야구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남아 있다. 언제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한 수 아래 선수들을 상대로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경기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병역특례자를 단일 대회 성적이 아닌 주요 대회 성적을 합산해 정하는 포인트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아시안게임보다 올림픽,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프리미어 12 대회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 9회말 수비를 마무리하며 3-1로 승리, 금메달을 확정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선수들에 축하를 전하고 있다.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 결승전 9회말 수비를 마무리하며 3-1로 승리, 금메달을 확정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선수들에 축하를 전하고 있다. 2026.09.27.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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