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1라운드 신인으로서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다. 투타를 겸했던 선수이기에 기대감을 자아냈지만 과감한 투구는 포수를 일으켜 세울 만큼 크게 벗어났다. 김지우(18·서울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지우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은 '루키베어스데이'로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선수 11명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는 날이었고 1라운더 김지우는 시구자로서 2라운더 포수 설재민(덕수고)을 향해 공을 뿌렸다.
그런데 공이 크게 벗어났다. 마치 8년 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선을 보이려고 시구자로 나섰던 김대한(26)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에도 투타를 겸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대한의 투구는 포수 키를 한참 넘어갔고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보던 당시 김태형 감독 마시던 음료를 뿜으며 명장면이 완성됐다. 이후 공교롭게도 두산은 김대한을 타자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대한의 시구가 결정적이었던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돌았다.
시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지우는 "정확히 던지려고 했는데 신발 앞쪽이 미끄러져서 밀렸다"며 "그래서 조금 떴는데 넘기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잠실야구장이 생각보다 훨씬 컸고 올해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더 뜻 깊은 시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올해 타자로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2(45타수 19안타), 2홈런 19타점 12득점 2도루, 출루율 0.444, 장타율 0.689, OPS(출루율+장타율) 1.133을 기록했다. 투수로도 8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91, 11⅓이닝 15탈삼진을 올렸다.
그러나 김지우는 타자로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 김태룡 단장 또한 "3년 연속 야수를 지명하게 됐다"며 김지우를 야수로 못 박았다. 이에 김지우는 닮고 싶은 선수로 두산의 역대 최고 3루수 김동주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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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만 시켜달라는 무언의 시위는 아니었을까. 김지우 또한 김대한의 시구 장면을 알고 있다면서 "그 정도로 높았나.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저도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높지는 않았지 않나"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야 두산의 선수가 됐다는 체감이 되는 하루였다. 김지우는 "그라운드도 밟아보고 선배님들 하는 걸 보니까 더 경기에 뛰고 싶어졌다"며 "1군에서 진짜 밤늦게 야구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정말 연락으로만 축하를 받다가 정말 팬분들이 보시는 곳에서 박수까지 받고 하니까 더 빨리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지우는 "내년에는 잠실야구장에서 뛰진 못하지만 이렇게 많은 팬분들 앞에서,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게 현재 목표"라며 "내년에 신인다운 모습으로 항상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