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4)이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후배 김민재(30)의 일갈을 깊게 공감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9~10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4연전 중 3번째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비긴 게 천만다행일 정도로 졸전이었다. 모레노 감독이 예고한 '전원 공격'은 온데간데없었고 손흥민도 후반 들어 뒤늦게 슈팅을 가져가며 분전했지만 끝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날 화제가 된 건 처참했던 경기력뿐이 아니었다. 투지 넘치는 수비를 선보인 김민재는 후반 교체 아웃된 뒤 벤치에 축구화를 거칠게 집어 던졌고, 경기 직후 중계 방송 인터뷰에서는 "우리 수비 선수들을 보면 불쌍하다.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해야 한다. 개인이 아니라 원팀으로 머리 처박고 뛰어야 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김민재의 쓴소리를 전해 듣고 "마음 아팠다. 사실 공격수들은 공격수대로, 수비수들은 수비수대로 고생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며 말했다. 이어 "민재 선수를 너무나도 이해하고 공감한다. 수비수들이 뒤에서 그렇게 든든하게 버텨주니 (공격수들이) 더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한다"며 수비진의 고충을 헤아렸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 동료로서 미안하고 고맙다"며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해준 수비진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한국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상황에 대해선 "후반에 전방 압박을 나가는 상황에서 언제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조금 어려워하면서 상대가 많이 풀어 나오는 상황을 맞았는데, 이런 부분은 분명히 훈련으로 다시 맞춰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모레노 감독의 포메이션과 관련해 "미리미리 얘기해 주셨다. 기존의 틀을 깬다기보다 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감독님이 생각하고 판단하시는 부분이라 항상 사전에 말씀해 주신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장에서 감독님이 지시하시는 것이니,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능력을 좀 더 발휘해 나가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보완할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 경기를 잘해서 다들 기대가 많이 오르신 건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지금은 발을 맞춰가는 중이고 선수들도 계속 바뀌면서 여러 번 실험을 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들이 나온 것은 오히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좋았던 부분들은 잘 가다듬고, 보완해야 할 점은 냉정하게 축구 선수로서 잘 받아들여 팀으로서 더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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