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엔 외박, 모여서 경기 이야기도 안 했다...모레노호에 남은 훈련과 소통의 '숙제'

경기 후엔 외박, 모여서 경기 이야기도 안 했다...모레노호에 남은 훈련과 소통의 '숙제'

OSEN 제공
2026.10.13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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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10월 A매치 4연전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나 경기력 기복과 준비 시간 부족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구성윤은 경기 후 외박이 반복되는 일정 탓에 훈련할 여유가 부족했으며 선수들끼리 단체로 모여 경기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소집은 긴 합숙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술 숙달과 선수단 내부 소통, 세대 간 가교 역할의 부재 등 운영 방식에서 점검할 부분을 드러냈다.

[OSEN=정승우 기자] 오래 모였지만, 함께 준비할 시간은 부족했다. 네 경기를 치렀지만, 선수들끼리 단체로 모여 경기를 돌아보는 자리는 없었다. 모레노호의 9~10월 A매치 4연전에서 점검해야 할 것은 승패만이 아니다. 훈련과 회복, 소통을 어떻게 배분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로베르트 모레노(49)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소집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출발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패했다.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고,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성적은 두 차례 승리를 남겼다. 그러나 경기마다 드러난 기복은 새 감독 체제에서 풀어야 할 과제였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수비가 무너졌고, 베네수엘라전에서는 공격의 활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긴 소집 기간을 경기력 개선에 충분히 활용했는지가 중요하다. 대표팀에 다녀온 구성윤(32, FC서울)의 설명은 이 질문을 던지게 한다.

구성윤은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K리그1 31라운드를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이번 소집을 돌아봤다. 선수들끼리 따로 모여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는지 묻자 "사실 경기 끝나고 외박 나가고, 경기 끝나고 외박 나가는 일정이었다. 훈련할 시간도 이틀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소집 전체에서 훈련을 두 번만 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구성윤이 체감한 것은 경기와 외박이 반복되는 일정 안에서 훈련할 여유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레노 감독 역시 비슷한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전 이후 "시간이 없는 건 사실이다. 이상적인 환경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감독과 선수가 모두 준비 시간의 부족을 느꼈다. 소집 기간이 길어졌어도 선수단 전체가 모여 전술을 익히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수정할 시간까지 충분했던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연속된 경기에서 회복은 필수다. 긴 합숙에 따른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일 휴식도 필요하다. 외박 자체를 잘못이라고 단정하거나 경기력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는 없다.

문제는 시간의 배분이다. 경기 출전 선수들의 회복, 다음 상대를 위한 훈련, 외박과 복귀 일정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새 감독의 요구를 익힐 시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첫 경기에서 나온 문제를 다음 경기 전에 고치려면 함께 움직이며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훈련할 여유가 부족했다면 무엇을 우선적으로 준비했고, 어떤 부분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훈련 밖의 시간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로 모여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구성윤은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단체로 모여서 경기에 대한 이야기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선수들 사이에 교류가 끊겼다는 뜻은 아니다. 식사를 마치거나 훈련이 끝난 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다만 대화는 주로 사적인 내용이었다.

그는 "웬만하면 축구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합숙 기간도 길었고, 4경기를 치르는 일정도 처음이었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지쳐 있었던 것 같아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가벼운 대화로 피로를 푸는 시간은 필요하다. 동시에 경기에서 무엇이 어려웠는지, 동료에게 어떤 움직임을 바라는지 이야기하는 자리도 필요하다. 감독의 설명을 듣는 것과 선수들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것은 역할이 다르다.

구성윤의 발언을 공식 전술 미팅까지 없었다는 의미로 확대할 수는 없다. 질문은 선수들끼리 따로 모인 시간이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다만 선수단 안에서 경기와 역할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눌 기회가 충분했는지는 돌아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세대 사이를 연결하는 선수다.

구성윤은 "리더가 있다면 그 안에서 막내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중간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편하게 해준다고 해도 후배가 선배들에게 어떻게 쉽게 요구하고 말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주장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도 후배가 의견을 꺼내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말을 전달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주장 한 사람의 몫으로만 남겨둘 수는 없다.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을 함께 이끌고 가는 문제도 있다. 구성윤은 자신이 경험한 우승 시즌을 돌아보며 "경기에 거의 참가하지 못하거나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선수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힘든 상황에 있는 친구들을 어떻게 이끌고 가느냐가 문제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에는 나이와 경험뿐 아니라 출전 시간과 역할이 다른 선수들이 모인다. 주전 선수에게는 회복이 우선일 수 있고, 출전하지 못한 선수에게는 자신의 역할을 확인하는 대화가 필요할 수 있다. 같은 소집을 보내도 느끼는 어려움은 다르다.

그 차이를 듣고 조율하는 과정이 있어야 선수단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오래 합숙한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물론 구성윤의 발언이 최근 제기된 내분설을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손흥민과 1996년생 선수들 모두와 잘 지냈다고 설명했고, 선수단 분위기를 둘러싼 이야기는 기사를 통해 접했다고 밝혔다. 이를 특정 선수 사이의 갈등을 입증하는 말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이번 4연전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누구와 가까웠는지가 아니다. 선수들이 충분히 훈련할 수 있었는지, 서로의 생각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지, 출전 여부와 세대 차이를 넘어 팀 전체를 챙길 역할이 작동했는지다.

외박을 줄이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대화 자리를 만든다고 곧바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가 준비 시간의 부족을 이야기하고, 선수들끼리 단체로 의견을 나눌 기회도 없었다면 일정과 운영 방식을 점검할 이유는 충분하다.

모레노호의 다음 소집은 같은 시간을 더 잘 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회복할 때는 회복하고, 함께 훈련할 시간을 확보하고, 선수들이 자신의 말을 꺼낼 수 있어야 한다. 긴 소집을 하나의 팀으로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는지, 이번 4연전이 남긴 질문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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